대법 "피자헛, 가맹점주에 차액가맹금 214억여원 반환"

기사등록 2026/01/15 12:01:16 최종수정 2026/01/15 12:29:02

계약에 명시 없이 원재료 물품 대금에 포함해

유통 마진 성격의 차액가맹금 지급 받은 본사

대법 "차액가맹금은 가맹금…합의 필요" 판시

본사, 법정관리…승소 점주들 배상 어려울 수도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 14일 서울시내 피자헛 매장 앞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한국피자헛의 차액가맹금을 둘러싼 대법원 판단이 나온다. 대법원 민사3부는 한국피자헛 가맹점주들이 본사를 상대로 제기한 차액가맹금 반환 청구 소송의 상고심 선고기일을 오는 15일로 지정했다. 차액가맹금의 법적 성격을 둘러싼 대법원 첫 판단이 나올 수 있는 만큼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26.01.15.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한국피자헛이 과거 7년 간 부당하게 걷은 '차액가맹금' 214억원을 가맹점주들에게 반환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15일 가맹점사업자 양모씨 등 94인이 한국피자헛 유한회사 가맹본부를 상대로 2016년~2022년 7년 간 법률상 원인 없이 받은 '차액가맹금' 상당액을 반환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패소한 본사 측의 상고를 기각한 것이다. 본사 측이 가맹계약서에 징수 근거를 명시하지 않은 부당 차액가맹금은 214억여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여기에 더해 지연손해금을 합하면 본사 측이 물어줘야 할 금액은 더 늘 것으로 보인다.

차액가맹금은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본사)가 가맹점주들에게 원재료 등을 공급할 때 '적정한 도매가격을 넘는 대가'만큼의 금액을 더 받아가는 개념이다. 업계에서 일반적으로 유통 마진의 일종으로 여겨진다.

앞서 2020년 12월 가맹점주들은 본사가 가맹계약을 맺을 때 차액가맹금이 포함된 물품 대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차액가맹금은 물품에 대한 마진 성격이 아니라 가맹계약법상 본사인 가맹본부가 점주인 가맹점사업자와 사전 합의가 필요한 가맹금의 일종이라는 것이다.

본사는 차액가맹금과 별도로 총수입의 6% 만큼을 가맹수수료로 떼 갔던 만큼, 업계 관행상 '갑'의 위치에 있는 본사가 매출이익을 과도하게 가져가 가맹계약에서 정한 매출 분배의 약정을 어긴다는 입장이다.

차액가맹금을 물건을 사고 파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마진(이득)으로 볼 것인지, 점주들의 주장대로 합의 없는 가맹금으로 볼 것인지가 쟁점이었다.

본사 측은 차액가맹금은 물품을 유통해주면서 걷어야 하는 최소한의 대가이자 마진이라며 가맹계약을 맺을 때 점주들에게 이를 알릴 의무가 없다고 했다.

또 점주들이 마진 없이 물품을 공급받게 되면 마치 대가 없이 상거래가 이뤄지는 것으로 공평과 정의의 이념에 반하는 행위라는 주장도 제기했다.

그러나 1·2심은 모두 차액가맹금을 합의 없는 가맹금의 일종이라고 판단하고 점주들의 손을 들어줬다.

2심은 "피고(본사) 입장에서 원·부재료 공급에 소요되는 비용(차액가맹금)을 보전할 필요가 있다면 내용을 반영한 계약을 체결하거나 비용 산정의 자료를 가맹점주에게 제시하여 동의를 받는 등으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급심에서는 프랜차이즈 업계 성격상 점주들은 본사가 강제한 방식으로 물품을 공급 받을 수밖에 없고, 부당한 방식으로 차액가맹금을 징수해 가도 '을'인 점주들은 따를 수밖에 없다는 점도 고려했다.

[서울=뉴시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 (사진=뉴시스DB). photo@newsis.com
2심은 "점주가 가맹본부에 의해 지정된 원·부재료를 공급받는 경우 거래 대상이나 상대방, 가격을 선택할 여지가 없어 통상적인 물품 거래와 다르다"고 봤다.

그러면서 "소 제기 후 원고(가맹점주)들이 기존의 방식대로 물품대금을 지급하고 있으나, 이는 기존 거래를 거부할 시 예상되는 가맹계약의 해지 등과 같은 불이익을 우려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1심에서는 가맹점주들의 청구를 일부만 받아들여 본사가 2019년~2020년 2년치 차액가맹금 절반에 해당하는 75억여원에 대해서만 물어줘야 한다고 봤다.

2심은 1심에서 인정하지 않은 2016년~2018년 3년치, 2심에서 가맹점주들이 추가로 청구한 2019년~2020년 나머지 절반 및 2021년~2022년 2년치에 대해서도 본사가 반환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도 "가맹본부가 가맹점사업자로부터 차액가맹금을 수령하는 경우 양자 간에 그 수령에 관하여 구체적인 의사의 합치가 있을 것이 요구된다"고 봤다.

가맹금의 지급은 계약의 본질적인 내용으로 반드시 합의가 필요하고, 차액가맹금도 본사와 점주 간 양자 사이에 구체적인 의사의 합치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대법은 '본질적 사항이나 중요 사항에 관하여는 구체적으로 의사의 합치가 있거나 적어도 장래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기준과 방법 등에 관한 합의는 있어야 한다'는 2001년 3월 판례를 근거로 들었다.

아울러 대법은 가맹계약에 따라 차액가맹금이 부과되는 물품 공급계약이 성립했다고 보기 어렵고, 점주들에게 불리한 묵시적 합의가 성립됐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한 하급심들의 판단을 모두 수긍했다.

한국피자헛 본사는 2심 판결 선고 약 2달 뒤인 지난 2024년 11월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고 법원으로부터 포괄적 금지명령을 받았다. 이후 회생절차가 개시되면서 본사는 법정관리에 들어간 상태다.

포괄적 금지명령은 채권자가 재산을 강제집행하는 것을 막는 조치다. 당시 가맹점주들은 "법적 책임을 회피하려는 시도"라고 반발했다. 이런 사정을 고려할 때 승소한 가맹점주들이 본사로부터 부당이득을 바로 반환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이번 소송에서 점주들이 최종 승소하면서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에서 부당한 거래 관행을 근절해야 한다며 제기된 유사한 소송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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