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4시 인스파이어에서 맞대결
두 선수 모두 한국 팬들 만난 건 처음
관중석 어린 팬에게 라켓 건네 랠리도
[인천=뉴시스] 김진엽 기자 = 테니스의 재미를 알려주겠다고 약속했던 남자 세계 랭킹 1위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와 2위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가 처음 만난 한국 팬들 앞에서 수준 높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알카라스와 신네르는 10일 오후 4시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진행된 '현대카드 슈퍼매치 14 얀니크 신네르 vs 카를로스 알카라스' 메인 매치에서 치열한 경기를 펼쳤다.
친선전임을 잊게 만드는 1시간 46분간의 팽팽한 접전 끝에 알카라스가 2-0(7-5 7-6<8-6>) 완승을 거뒀다.
1세트 게임 스코어 5-5 상황에서 알카라스가 이날 첫 브레이크에 성공하면서 분위기를 주도했다.
2세트는 타이브레이크까지 이어졌다.
이때부턴 웃음기를 뺀 총력전이 진행됐다.
타이브레이크 포인트 7-6으로 앞선 알카라스가 포핸드 샷을 날렸고, 신네르가 받아냈지만 공이 네트에 걸리면서 경기는 알카라스의 승리로 끝났다.
이날 경기는 세계 남자 테니스를 양분하고 있는 '최고의 라이벌' 알카라스와 신네르가 국내에서 처음 맞대결을 펼쳐 많은 이목을 끌었다.
특히 새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을 앞두고 열리는 두 선수의 격돌인 터라 관심도는 배가 됐다.
2003년생 알카라스와 2001년생 신네르는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 라파엘 나달(스페인), 로저 페더러(스위스)가 이룬 '테니스 빅3 시대'의 뒤를 이어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 선수는 지난 2024년 6월 이후 세계랭킹 1, 2위를 오가며 '2강 체제'를 굳혔다.
지난 두 시즌 4대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도 이들의 높은 수준을 뒷받침한다.
알카라스는 2024년과 프랑스오픈과 윔블던, 지난해 프랑스오픈과 US오픈 우승을 기록했다.
신네르는 2024년 호주오픈과 US오픈, 2025년 호주오픈과 윔블던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상대 전적에선 알카라스라 10승6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가장 최근 맞대결이었던 지난해 11월 남자프로테니스(ATP) 파이널스 결승에선 신네르가 2-0 완승을 거둔 바 있다.
공식 상대 전적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새 시즌을 앞둔 라이벌의 매치업인 만큼 팽팽한 경기가 펼쳐졌다. 치열함과 유쾌함이 공존했다.
신네르는 전날 사전 기자회견에서 "제일 중요한 건 내일 코트에서 즐기는 거다. 많은 분이 즐기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팬분들께 최대한 즐거운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다. 테니스가 어떤 스포츠인지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는데, 그 약속을 코트에서 현실로 만들었다.
이들은 백핸드발리 랠리, 다리 사이로 시도하는 감각적인 스윙 등은 물론, 평소보다 더 격렬한 세리머니 등으로 관중들을 열광시켰다.
세계적인 수준의 선수들이 펼친 명경기에 현장을 찾은 팬들은 환호성으로 화답했다.
특히 팬들과 직접 호흡하는 장면을 자주 연출했다.
1세트 도중 한 여성 관중이 신네르를 향해 "아이 러브 유(사랑해요·I Love you)"라고 외치자, 신네르는 해당 팬이 있는 거로 예상되는 관중석을 향해 손하트를 하기도 했다.
이에 질세라 알카라스의 팬으로 추정되는 남성 관중이 "아이 러브 유"라고 소리치자, 알카라스는 코트 전체를 향해 손하트를 그렸다.
또 2세트 5게임 상황에선 신네르가 관중석의 한 어린 팬에게 라켓을 건네는 이색적인 상황을 만들었다.
신네르의 라켓을 받은 어린 팬은 코트에 들어와 알카라스와의 랠리 끝에 점수를 내기도 했다.
알카라스가 힘을 빼고 서브하는 등 남다른 팬서비스로 어린 팬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했다.
이 장면 외에도 알카라스와 신네르는 경기 내내 팬들과 코트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하며 테니스의 재미를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알카라스와 신네르는 이날 경기 일정을 마무리하는 대로 호주로 이동해, 오는 18일 개막하는 시즌 첫 메이저 대회 호주오픈을 치른다.
한편 이날 경기 시작 전 서브 순서를 정하는 코인 토스는 그룹 엑소의 세훈이 진행했다.
경기 종료 후에는 중요무형문화재 나전장(제10호) 전수자인 김종민 장인이 만든 트로피가 시상식에서 두 선수에게 전달됐다.
기자회견까지 모든 행사가 종료된 후에는 대회 주관사인 스포츠 마케팅기업 세마스포츠마케팅 측이 외신을 통해 보도된 초청비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이탈리아 매체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이번 경기를 통해 두 선수가 200만 유로(약 34억원)씩 받았다고 보도했는데, 세마스포츠마케팅 관계자는 "추정치는 실제와 차이가 너무 크게 난다. 터무니없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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