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스테이블코인, 발행주체 놓고 핀테크 등 반발

기사등록 2026/01/11 09:00:00 최종수정 2026/01/11 09:06:24

"시장 안정보다 경쟁 제한 우려 더 커"…스타트업·기술기업 반발

금융위 "발행인의 주주구성 등 2단계법 주요내용 확정된 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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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금융당국이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은행이 과반(50%+1) 지분을 보유한 컨소시엄부터 우선 허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핀테크 등 기술 중심 중소기업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해당 방안이 제도적 안정성 확보에는 기여할 수 있겠지만 일반 기업의 참여를 제약하고 생태계 확장성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테이블코인, 은행부터…'안정성·감독 가능성' 목적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디지털자산기본법(가상자산 2단계법) 마련에 앞서 '디지털자산기본법 주요쟁점 조율방안'을 마련해 국회에 보고했다.

해당 문건에는 스테이블코인 제도 도입과 가상자산 거래소의 신뢰성 강화를 위한 주요 쟁점에 대한 당국의 해석이 담겼다. 주요 내용으로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인 요건 ▲스테이블코인 관계기관 합의기구 설립 ▲스테이블코인 최소 자기자본 요건 ▲가상자산거래소 지배구조 개편 ▲거래소 해킹 등 사고 책임이행 강화 등이 포함됐다.

특히 이 문건에는 은행이 과반(50%+1) 지분을 보유한 컨소시엄을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로 우선 허용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발행인의 인가 요건은 법률상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주주 구성 요건을 충족하는 법인'으로 명시하고 구체적인 기준은 향후 입법 논의 및 시행령 제정 과정에서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초기에는 은행 중심 모델을 우선 적용하되, 기술기업의 참여 확대와 최대주주 지위 인정은 제도 운영 추이에 따라 점진적으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해당 방안은 제도 시행 초기 단계에서 신뢰 기반을 확보하고 시스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소비자 보호와 규제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로 해석된다.

◆'혁신성·개방성과 배치'지적…금융위 "결정된 것 없어" 일축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은행을 보유하지 않은 핀테크·플랫폼·블록체인 기업과 금융투자업계 등 관련 업권에서는 산업의 다양성과 혁신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보다 개방적인 구조가 필요하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초기에 다양한 기업들이 고르게 참여할 수 있는 '열린 시장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자본력이 부족한 스타트업이나 기술 기반 기업들은 은행 중심 구조 아래에서는 시장 진입 자체가 어려워지고 결국 기회를 얻을 가능성조차 제한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에서는 페이팔, 서클 등 기술기업이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선도하며 경쟁력을 키우고 있지만 국내는 오히려 은행 중심의 폐쇄적 구조가 혁신을 가로막고 글로벌 경쟁에서도 뒤처지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일각에서는 이런 구조가 기술기업을 주도적 사업자가 아니라 단순 하청·운영 대행자 수준으로 전락시킬 수 있으며, 결국 웹2 시대의 중앙집중적 금융 시스템을 그대로 디지털자산 생태계에 이식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디지털자산 업계 한 관계자는 "규제 안전성은 분명히 생기겠지만, 시장성이나 경쟁력 측면에서는 분명한 한계를 가진 구조"라며 "당국의 방안은 안정성과 규제 준수 측면에서는 타당하더라도 혁신·글로벌 확장성 측면에서는 시장 역동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도 '은행 51%룰'은 혁신을 역행하는 조치라며 수용 불가란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디지털자산 산업 육성이 아닌, 은행 중심 경제 구조를 강화하려는 시도로 비쳐진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다만 금융위는 이같은 방안에 대해 확정된 사안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금융위는 "위원회는 관계기관 등과 가상자산 2단계법 주요 내용에 대한 협의를 지속하고 있으며, 스테이블코인 발행인의 주주구성 등 주요내용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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