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베네수엘라 원유 흐름 직접 통제"…수익 사용처까지 관리

기사등록 2026/01/08 09:49:54

크리스 라이트 장관 "원유 수익 통제, 베네수엘라 변화 이끌 지렛대 필요"

전문가들은 "제재 해제만으로 충분, 시장 통제 의문" 지적.

[워싱턴=뉴시스] 7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장관은 마이애미에서 열린 골드만삭스 에너지 콘퍼런스에서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을 다시 허용하되 미국 내 정유시설로만 공급하고, 판매 수익은 미국 정부가 통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 (사진=뉴욕 외신기자센터 제공). 2026.01.08.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에서 나오는 원유 흐름을 미국이 통제하겠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 대규모 시추 사업에 대한 미국 기업의 투자 유도가 난항을 겪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7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장관은 마이애미에서 열린 골드만삭스 에너지 콘퍼런스에서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을 다시 허용하되 미국 내 정유시설로만 공급하고, 판매 수익은 미국 정부가 통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이트 장관은 "베네수엘라에 저장돼 있는 원유와 새로 생산되는 원유를 미국 정유시설과 글로벌 시장에 판매할 것"이라며 "우리는 원유가 흐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당 자금은 이후 베네수엘라 국민을 위해 다시 베네수엘라로 흘러갈 수 있다"면서도 "베네수엘라에서 반드시 일어나야 할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원유 판매에 대한 지렛대와 통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 또한 원유 판매를 허용하되 수익의 사용처까지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베네수엘라는 새로운 석유 거래를 통해 받는 자금으로 오직 미국산 제품만 구매하게 될 것이며, 미국을 주된 파트너로 삼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미국의 금수 조치로 막혀있던 수천만 배럴 규모의 베네수엘라 원유를 미국 정유시설로 보내겠다고 발표한 직후 나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원유 흐름을 직접 통제하겠다는 구상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그동안 베네수엘라 원유가 미국 정유시설로 들어오지 못했던 주된 이유는 미국의 제재였으며, 제재가 해제되기만 해도 중질유 처리 설비를 갖춘 미국 정유시설로 시장 원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유입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의 에너지 시장 연구자인 벤 캐힐은 "제재 때문에 베네수엘라 원유의 상당 부분이 중국과 인도 등으로 수출되고 있다"며 "목표가 미국 정유사로 물량을 돌리는 것이라면, 제재 완화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베네수엘라 원유가 다시 흘러들어오는 시점은 미국 정유 시장이 이미 공급 과잉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시기와 맞물린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고위 경제·안보 자문을 지낸 아모스 호크스타인은 "이 조치가 미국 국민에게 어떤 이익이 되는지 모르겠다"며 "오히려 공급 과잉으로 유가가 수년 만의 최저 수준에서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석유기업들은 현재 백악관에 어떤 조건을 요구할지 내부적으로 조율 중이다. 라이트 장관은 시추 기업들의 베네수엘라 복귀를 설득하기 위해 행정부 차원의 노력이 강화되는 가운데, 마이애미에서 주요 석유기업 임원들과 만날 예정이다. 다만 많은 기업들이 과거 수십 년간 강제 퇴출을 당한 경험 탓에 투자를 서두르지 않고 있다.

WP는 "논의의 핵심은 유가가 낮고 가이아나 등 더 안전하고 매력적인 시추 지역이 많은 상황에서, 정치·경제적 위험이 큰 국가에 수백억 달러를 투자할 수 있는 구조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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