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분쟁 잦은 보험업계 체질 개선
[서울=뉴시스]권안나 기자 = 금융권 전반에서 소비자 보호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보험업계에서도 이에 발맞춘 조직 재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연말 조직개편을 계기로 소비자 보호 조직의 위상을 높이고 책임 체계를 명확히 하는 등 실질적인 내부 시스템 개선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보험사들이 연말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소비자 보호 기능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체계를 구축했다.
먼저 삼성생명은 소비자보호팀을 소비자보호실로 격상하고, 조신형 상무를 최고소비자보호책임자(CCO)로 선임했다. 상품개발부터 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에서 선제적 소비자 권익 보호가 이뤄지도록 구상했다.
삼성화재는 소비자 보호 기능을 한층 세분화해 정책 실행력을 높였다. 기존 대표이사 직속 소비자정책팀 산하에 있던 ▲소비자기획 ▲소비자보호 ▲소비자정책 3개 파트에서 ▲소비자권익보호를 추가해 4개로 늘리고, 소비자 민원 예방 작업을 한층 전문화했다.
신한라이프는 소비자지원파트를 소비자지원팀으로 승격하고 최고경영자(CEO) 직속 체제로 전환했다. 소비자보호 내부통제 체계 확립과 전문성 향상에 방점을 뒀다. 동시에 사이버보안 위험 대응 체계 고도화를 위한 디지털보안팀도 만들었다.
한화손해보험은 소비자보호 조직을 '고객서비스실'에서 '소비자보호실'로 개편해 조직의 정체성을 분명히하고, 산하에 고객서비스팀을 신설해 소비자 권익 보호 역할을 체계화했다. 조직을 이끄는 CCO는 상무급에서 부사장급으로 격상했다.
KB손해보험도 소비자보호본부 산하에 '고객경험파트'를 신설해 고객중심경영을 위한 전사 컨트롤타워 운영 체계를 구축하고, 서비스 품질 혁신을 위해 AI데이터본부 산하에 고객 콜센터 조직을 편제했다.
KB라이프는 CEO 직속 '소비자보호혁신TF(태스크포스)'를 신설해, 상품 설계·제조·판매 전 과정에 사전 예방적 소비자 보호 체계를 적용하고, 내부통제 사전 점검 기능을 고도화했다.
보험사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금감당국의 소비자 보호 강화 기조와 무관하지 않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취임 이후 금융소비자 보호를 일관되게 강조해 왔고, 최근 단행된 금감원 조직개편을 통해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적 기반을 갖췄다.
특히 분쟁과 민원이 많은 보험 부문은 금융소비자보호처로 이관했고, 기존 보험분쟁 부서와 감독 부서를 통합·재정비했다. 사후 구제 중심에서 사전 예방과 신속한 조정으로 전환하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신호가 업계에도 전달되면서, 보험사들은 조직 체계와 책임 구조를 손보며 소비자 보호 역량을 선제적으로 끌어올리는 데 나선 모습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국의 정책 방향과 시장 요구가 맞물리면서 소비자 보호는 기업에서도 일회성이 아닌 지속가능한 경영 원칙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ymmnr@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