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관문㊦]개발은 뒤편·방치는 정면…역세권 정비 시급

기사등록 2026/01/01 06:01:00

이용객 급증에도 광장·구도심 정비 '공백'

KTX 선도지구 정비 유흥업소 7곳 빠져

국가철도 거점 차원서 종합적 정비해야

[광주=뉴시스] 광주송정역 일대 전경. (사진 = 광주 광산구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시스]박기웅 이현행 기자 = '호남의 관문' 광주송정역를 찾는 이용객이 급격히 증가했지만, 역 광장과 주변 도심 정비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대대적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역세권을 개발하는 KTX투자선도지구도 역 후면 위주로 추진되고, 방문객이 가장 먼저 마주하는 전면 광장과 송정동 일대 구도심은 구조적 한계에 놓였다는 평가다.

1일 광주 광산구와 한국철도공사 등에 따르면 광주송정역은 호남고속철도가 개통한 2015년 4월 이후 광주역을 대신해 호남의 관문이자 고속철도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수도권과 호남을 잇는 교통 관문이라는 특성상 이용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역과 주변 인프라의 물리적 수용 능력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광주송정역 역사 연면적은 약 5700㎡로, 전국 주요 KTX 거점역과 비교해 현저히 작다. 동대구역(2만6794㎡)의 5분의 1, 부산역(5만4920㎡)에 비해서는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광장 면적도 동대구역(2만5638㎡)이 7.1배, 부산역(1만6662㎡)이 4.6배 더 크다. 편의·부대시설 역시 동대구역 47개, 부산역 52개인 반면 송정역은 6개뿐이다. 지역적 위상에 걸맞지 않다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비좁고 낙후한 역사를 개선하기 위해 국가철도공단은 사업비 386억원을 투입해 역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2028년 준공을 목표로 역사 면적을 5700㎡에서 1만1000㎡로 늘리고, 낡은 대합실·승강장·편의시설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증축 이후에도 타 지역 거점역에 비해 규모가 작고, 역 외부 공간과 주변 인프라 개선은 이뤄지지 않아 우려가 끊이질 않는다.

광주송정역 광장은 타 지역 거점역과 비교해 초라할 정도로 협소하지만, 이번 확장 공사 대상에서 노후시설이 아니라는 이유로 제외됐다. 대규모 광장과 체류형 공간을 갖춘 타지역 역과 달리 방문객이 머물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광주=뉴시스] 광주 광산구 광주송정역 맞은편 골목에 폐업한지 10년 이상 지난 유흥업소들이 방치돼있다. (뉴시스DB) photo@newsis.com

특히 역 앞 송정동 일대 구도심 환경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역 정문에서 처음 맞닥뜨리는 모습은 낡은 여관가와 슬럼화한 옛 집창촌, 시·군 단위 읍내 거리를 연상케 하는 거리 풍경이다. 호남의 첫 인상이라는 점에서 도시 이미지 훼손 우려가 꾸준히 제기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추진 중인 KTX 투자선도지구 정비사업 역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선도지구 사업은 시행자인 LH가 광산구 송정동과 송촌동, 장록동 등 송정역 주변 55만8158㎡(약 17만평) 부지에 총사업비 5943억원을 투자하는 대규모 개발사업이다.

송정역 앞 옛 집창촌 밀집 구역에 '올드앤뉴스퀘어'를 조성하는 역세권 개발을 통해 지역 생활성장 거점으로 육성, 역사 후면 구역은 연구 지원시설과 주거·상업 융복합단지를 조성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이번 정비사업은 역 정면부가 아닌 후면부를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 정문 앞에 들어설 '올드앤뉴스퀘어'의 경우 유흥업소 상가 7곳이 정비구역에서 제외됐고, 2016년 시작한 송정역세권 도시재생사업도 지난해 끝나 이 일대 추가 정비도 물건너갔다.

광산구는 역 주변 노후 여관가 철거와 광장 확장 등 환경 개선 필요성을 제기해 왔다. 다만 토지 보상과 사업비 부담이 커 현실적인 제약이 따른다. 여관가 철거와 광장 확장에만 1000억원이 넘는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광주송정역 일대 정비는 개별 사업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역사 확장과 역세권 개발, 구도심 환경 개선을 하나의 공간 전략으로 묶을 수 있는 상위 조정 체계 없이는 '호남의 관문'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변화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광주=뉴시스] 이현행 기자 = 26일 오후 광주 광산구 광주송정역 출입구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5.12.26. lhh@newsis.com

이에 광주송정역을 국가철도 거점 차원에서 재정의하고, 정면부 광장과 구도심을 포함한 종합적인 정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도 커진다.

정은성 호남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송정역은 뒤편 대규모 역세권 개발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며 "이용객이 처음 마주하는 정면부 광장과 보행 동선, 낡은 숙박시설 밀집지 등 '첫인상 구간'을 함께 정비하지 않으면 전체 재생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비구역에서 제외된 유흥업소 밀집 지역도 단순 배제가 아니라 공공이 매입이나 임차 방식으로 개입해 업종 전환과 환경 개선을 단계적으로 유도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pboxer@newsis.com, lhh@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