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고분양가에도 서울은 현금 들고 몰렸다…청약 양극화 현실[2025 부동산 초격차 시대]②

기사등록 2025/12/28 08:30:00

'똘똘한 한 채' 선호로 지역별 양극화 현상 뚜렷

수도권 10.07대 1, 지방 4.53대 1…2배 이상 차이

대출규제 강화에도 서울 청약 경쟁률 세 자릿수

"현금 자산가와 무주택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

서울시내 신축 아파트 공사현장 모습. 뉴시스 자료사진.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올해 아파트 청약시장은 분양가 상승과 규제 확대에도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심화되며 입지에 따른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특히 환금성이 좋고, 안정적인 가격 방어가 가능한 알짜 단지에만 청약 수요가 몰리면서 지역별·단지별 청약 경쟁률 격차도 확대됐다.

◆수도권 10.07대 1, 지방 4.53대 1…2배 이상 차이

28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10일 기준)은 7.20대 1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7.31대 1) 이후 3년 만에 한 자릿수를 기록한 것이다.

권역별로는 수도권 경쟁률이 10.07대 1, 지방 4.53대 1로 수도권 경쟁률이 지방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올해 청약시장은 상반기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된 이후에도 정부의 6·27 대책과 10·15 대책 등 규제가 강화되면서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됐다.

이에 따라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에서 분양한 가격 경쟁력이 뚜렷한 단지에는 수요가 몰렸지만, 그 외 단지는 미달이 이어지는 등 양극화가 심화했다.

지역별 청약 경쟁률은 서울이 유일하게 세 자릿수를 기록했고, 세종과 전북, 충북 등이 두 자릿수 경쟁률을 보였다.

올해 서울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146.64대 1로, 집값 급등기인 2021년(164.13대 1)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경기와 인천은 지난해보다 경쟁률이 하락했다. 경기 청약 경쟁률은 2024년 10.65대 1에서 올해 4.40대 1로 하락했고, 인천도 같은 기간 6.63대 1에서 2.34대 1로 떨어졌다.

지방에서는 신흥 주거지로 꼽히는 충북 청주 청주테크노폴리스 도시개발구역 내 단지와 노후주택 밀집도가 높은 대구 수성구 일대 신축아파트가 강세를 보였다.

지난해 분양 단지가 없었던 세종은 올해 13.99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전북(12.56대 1)과 충북(10.49대 1)이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밀집 지역 모습. 뉴시스 자료사진.
반면, 광주(0.50대 1)와 제주(0.29대 1)는 올해 청약경쟁률이 1대 1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미달' 지역이 됐다.

◆서울, 대출규제 강화에도 청약 경쟁률 4년만 '최고'

분양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6·27 대책과 10·15 대책 등으로 대출 규제까지 한층 강화됐지만, 서울 청약 경쟁률은 146.64대 1로 집값 급등기 이후 4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처음으로 5000만원을 넘어섰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11월 말 기준 '민간아파트 분양 가격 동향'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서울에서 신규로 분양된 민간아파트의 ㎡당 평균 분양가격은 1525만7000원이다. 이를 3.3㎡당 분양가격으로 환산하면 5043만6000원이다.

이에 따라 강남 지역은 물론 성동구와 동작구 등 한강변 단지들도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 기준 최고 분양가가 20억원을 넘기기도 했다.

특히 초강력 대출규제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줄면서 강남지역 청약은 최소 20억원의 현금이 필요하지만, 주변 시세 대비 수십억원의 시세차익이 기대되면서 '현금 부자'가 대거 몰렸다.

10·15 대책 이후 처음으로 서울 강남권에서 청약을 접수한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트리니원'은 1순위 청약에서 일반분양 230가구 모집에 5만4631명이 신청하면서 평균 237.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래미안 트리니원에 청약 하려면 전용면적 59㎡는 최소 16억원, 전용 84㎡ 약 25억원 이상의 현금이 필요하지만, 최대 30억원의 시세 차익이 기대되면서 '현금 부자'가 대거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R114 백새롬 책임연구원은 "올해 분양시장은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심화되며, 청약 수요가 우량 단지로 집중된 양상이 두드러졌다"며 "내년 청약시장은 규제지역 지정에 따른 자금조달 여건 악화와 청약 요건 강화로 현금 자산가와 무주택 실수요자 중심으로의 재편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hong19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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