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염증 관절만 겨냥하는 류마티스 치료제 개발
이 약물은 염증 없는 조직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아 부작용을 줄이면서 통증과 염증은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헬스케어 머티리얼즈(Advanced Healthcare Materials)'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관절 안에 염증이 반복으로 생겨 연골과 뼈를 서서히 망가뜨리는 만성 질환으로, 심한 통증과 관절 기능 저하로 일상에 큰 불편을 준다.
그간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경구용 약물을 널리 사용해 대표적인 약이 '토파시티닙(Tofacitinib)'으로 체내에 면역 신호를 전달하는 스위치 역할을 하는 '야누스카이네이즈(JAK)'를 꺼 염증을 가라앉힌다.
문제는 이 약이 몸 전체의 면역 스위치를 한꺼번에 꺼 감염에 취약하거나 백혈구 감소, 암 발생 위험 증가 등 심각한 부작용이 뒤따랐다.
이번 연구는 "약이 꼭 필요한 곳에 작동하게 할 수는 없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연구팀은 해답을 염증이 심한 류마티스 관절에서 유독 많이 생성되는 '일산화질소(NO)'서 찾았다.
아픈 관절에만 효과를 낼 수 있는 약물을 설계하자는 접근으로, 개발한 치료제가 'NOR-Tofa'이다. 이 치료제는 평소 조용히 있다가 염증 관절에서 NO를 감지하면 그때 분해·활성화로 약효가 발현되는 구조다.
쉽게 말해 불이 난 방에서만 자동으로 작동하는 '스마트 소화기'처럼 아픈 관절에만 치료 효과를 내도록 만들었다.
동물 실험 결과, NOR-Tofa는 류마티스 관절염 모델에서 염증이 심한 관절에 집중 작용해 부종과 연골 파괴를 효과적으로 억제했다.
반면 간이나 신장 등 정상 조직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아 전신 부작용을 크게 줄었다. 치료 효과는 유지하면서 안전성은 높인 것이다.
이번 연구는 '치료는 꼭 필요한 곳에서만, 나머지는 안전하게'라는 스마트 의료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이와 같은 NO 반응 약물 설계는 류마티스 관절염 뿐만 아니라 자가 면역 질환과 암 등의 다양한 염증성 질환 치료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어, 환자 삶의 질을 높이면서 부작용은 줄이는 차세대 치료 기술로 기대한다.
연구 성과는 신약 개발로도 이어지고 있다. 해당 기술을 기반으로 김 교수가 설립한 바이오벤처 '옴니아메드'가 신약 개발을 주도하며, 전 임상 독성 시험을 거쳐 내년 하반기 임상 1상 승인을 획득할 계획이다.
이 연구는 리더 연구 사업과 IRC 연구 과제, 교육부 글로컬대학 30의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
김원종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약효를 무작정 세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장소에만 정확하게 작동하도록 설계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애초의 약물 부작용 때문에 치료 선택을 제한했던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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