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검열' 논란 美CBS '60분' 보도, 캐나다서 유출

기사등록 2025/12/24 17:04:54 최종수정 2025/12/24 18:08:23

엘살바도르 이민자 수용시설 인권 침해 보도

CBS 국장, 방영 직전 취소…"정부 입장 안 담겨"

제작진 "대변인 논평 요청했다…침묵이 곧 입장"

[테콜루카=AP/뉴시스] '자기 검열' 논란이 된 미국 CBS뉴스 간판 프로그램 '60분' 보도가 캐나다에서 유출된 것으로 23일(현지 시간) 알려졌다. 사진은 엘살바도르 대통령실이 제공한 테콜루카 테러범 수용 센터(CECOT) 모습. (사진=뉴시스DB) 2025.12.24.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자기 검열' 논란이 된 미국 CBS뉴스 간판 프로그램 '60분' 보도가 캐나다에서 유출됐다.

23일(현지 시간) 액시오스에 따르면 미국 불법체류자 수용시설 현황을 담은 CBS '60분' 방송이 전날 캐나다 글로벌 텔레비전 소유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배포됐다.

보도는 엘살바도르에 위치한 미국 불법체류자 수용시설(CECOT)의 인권 침해 상황을 다뤘는데, 수감자들과 비영리 단체 휴먼라이츠워치 관계자, UC 버클리 인권센터 조사 연구소 소장 인터뷰가 포함됐다.

한 수감자는 미국 세관에 억류된 뒤 CECOT로 추방됐다며, 도착 직후 고문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또 다른 수감자는 "빛도, 환기도, 아무것도 없는 작은 방에 끌려갔다"며, 30분마다 구타당했다고 증언했다.

추방된 남성 수감자 중 폭력 전과가 있거나 잠재적 폭력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은 단 8명에 불과했다고 방송은 보도했다.

CBS는 이 보도를 방송할 예정이었지만, 바리 와이스 신임 보도국장이 지난 21일 돌연 취소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공격을 의식해 자기 검열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됐다.

바이스 국장은 "제작진이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의 공식 입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으며, 보도에 제시된 데이터가 모순된 묘사를 한다"는 이유를 들었다고 한다.

[테콜루카=AP/뉴시스] 미연방 메릴랜드주 지방법원이 제공한 날짜 미상의 사진에 미국 시민권자 제니퍼 스테파니 바스케스 수라의 남편 아브레고 가르시아가 엘살바도르 테콜루카의 테러범 수용소(CECOT)에서 교도관들에게 끌려가고 있다. (사진=뉴시스DB) 2025.12.24.

하지만 제작진은 백악관, 국무부, 국토안보부 대변인에게 연락을 취했다며, 국토안보부는 CECOT 관련 모든 질문을 엘살바도르로 이관했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우리 보도는 다섯 차례 검토를 거쳐 CBS 법무팀과 편집 기준 위원회 승인을 받았다. 사실 관계는 정확하다"며 "엄격한 내부 검증을 통과한 뒤 방송을 중단하는 건 편집상 결정이 아닌 정치적 결정"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침묵은 거부권이 아닌 입장 표명"이라며 "인터뷰 거부는 보도를 무력화하기 위한 전술적 수단"이라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와이스 국장은 이번 사태 이후 방송사 편집진을 새로 꾸리는 등 대대적인 개편을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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