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평균 가격 5만 달러 넘어
코로나19로 미루던 소비 늘어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미국 신차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평균 자동차 할부금이 760달러(약 112만원)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월 납부액 부담에 할부 기간도 함께 늘어나면서 최대 100개월에 달하는 초장기 할부도 떠오르고 있다.
23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가을 미국 신차 평균 가격은 5만 달러(약 7410만원)를 넘어섰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20년 초 3만8000달러(약 5600만원)보다 약 33% 오른 수치다.
신차 월평균 할부금도 올랐다. 시장조사기관 JD파워는 올해 11월 기준 미국의 신차 월평균 할부금이 760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자동차업체 에드먼스 등이 2020년 초 월 평균 할부금이 580달러(약 84만원)라고 추정한 데 비하면 30% 이상 늘어난 셈이다.
누적된 높은 물가상승률로 소비자 부담이 커지면서 일부 소비자들은 상환 기간을 늘리며 월 상환액을 줄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48~60개월이던 자동차 할부 기간이 최근 72개월(6년)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이터기업 익스피리언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전체 자동차 구매자의 33%가 6년 이상의 장기 대출을 이용했다. 이는 1년 전(29%)보다 증가한 수치다.
할부 기간이 85~96개월에 이르는 장기 대출 비중도 10월 기준 구매자의 1.61%로 늘었다. 특히 대형 픽업트럭의 경우 대출 기간이 100개월에 달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WSJ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 내 신차 소비가 증가한 배경으로 당시의 공급망 붕괴를 지목했다. 차량 공급이 줄어들면서 구매를 미뤘던 소비자들이 최근 들어 구매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차량 제조업체들이 높은 가격대의 제품군을 생산하는 점도 할부금이 오르는 요인이다.
소닉 오토모티브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히스버스는 "3만 달러 미만 가격표를 단 모델은 만들지 않고 있다"며 "구매자들이 더 나은 선택지를 갖기 전까지는 차량 부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할부 금액이 커진 만큼 장기적으로는 가계의 이자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5만 달러(약 7350만원) 자동차를 5년 만기 대출로 구매하면 월 상환액은 950달러(약 140만원)이며 총 이자 부담은 6600달러(약 970만원)로 계산된다.
이를 100개월 만기로 계산할 경우, 월 상환액은 600달러(약 88만원)로 줄어들지만 총 이자는 1만1000 달러(약 1600만원)가 훌쩍 넘게 된다.
체이스 자동차 소매 및 소비자 부문 책임자인 마이클 더글라스는 "차량 가격뿐 아니라 차량 소유에 드는 총비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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