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튼 한번에 16종 식중독균 진단…기계硏, 전자동시스템 개발

기사등록 2025/12/23 14:59:56

탈리·전처리·분자진단 통합, 비전문가도 1시간 내 확인 가능

현장서 실증 중…식품 안전관리 패러다임 전환 기대

[대전=뉴시스] 기계연구원 진단센서연구실 연구팀이 누구나 버튼 한번으로 식중독을 진단할 수 있는 자동화 통합시스템 개발했다.(오른쪽부터)진단센서연구실 이동규 실장, 박찬용 선임연구원, 우창하 박사후연구원.(사진=기계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국내연구진이 16종의 주요 식중독균을 1시간 내에 동시 검출할 수 있는 전자동 진단시스템을 개발했다.

한국기계연구원은 진단센서연구실 박찬용 선임연구원과 이동규 책임연구원, 우창하 박사후연구원 연구팀이 식품 탈리·핵산 전처리·분자진단을 하나의 장비로 통합한 '식중독 진단용 현장형 고속 전자동 통합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식품 속 식중독균을 분리–정제–증폭–검출하는 전 과정을 하나의 장비 안에서 자동 수행할 수 있는 통합기술로 검출시간은 기존 대비 절반 이상 줄고 복잡한 실험 과정없이 버튼 한 번으로 자동 진단이 가능, 식품관리 수준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식중독 검사표준법은 식중독균을 배양해 확인하는 방식으로 최소 2일에서 길게는 1주일이 소요됐다. 분자진단 기술이 일부 도입됐으나 전문 분석장비와 숙련된 인력을 필요해 현장 적용에는 한계가 컷다.

이번에 기계연이 개발한 시스템은 탈리, 전처리, 핵산 증폭, 판독까지 하나의 모듈로 완전 자동화돼 전문인력 없이도 1시간 내 식중독균을 검출할 수 있다.

고속 프로펠러 회전에 의해 형성되는 유체역학적 힘을 이용, 식품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식중독균만 선택적으로 분리한 뒤 다중 분리막으로 진공여과과정을 통해 불순물을 제거하고 대용량 시료(200㎖ 이상)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방식이다.

정제된 핵산은 고속 제어기반의 분자진단 기술을 통해 15분 이내에 열주기 증폭이 가능하다.

특히 두 가지 이상의 형광을 동시에 검출할 수 있는 전용시약과 저렴한 멀티형광센서를 적용해 식품의약안전처 고시 16종 식중독균을 동시에 고감도로 진단할 수 있다.

완전 자동화프로세스와 결과 분석 소프트웨어가 장착돼 비전문가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편의성 및 신뢰성을 갖췄다.
 
현재 개발된 시스템은 2곳의 실증 현장에서 4종 이상의 다양한 식품군을 대상으로 테스트가 진행 중이며 실용화 가능성이 매우 높게 평가되고 있다.

박찬용 박사는 "이번 시스템은 현장에서 신속하고 정확하게 식중독균을 검출하고 비전문가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학교·산업체 급식시설, 식품제조 현장, 지자체 식품검사소 등 다양한 현장에 도입될 경우 식중독 사고를 사전에 차단하고 식품 안전성을 대폭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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