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최초 반도체 기술 유출' 中창신메모리 10명 기소

기사등록 2025/12/23 14:00:00 최종수정 2025/12/23 15:10:24

창신, 세계 4번째 D램 양산…삼성인력 영입

위장회사 입사·출국금지 등 수사 대비

"삼성 작년 매출 감소만 5조…피해 수십조"

[서울=뉴시스]삼성전자 임원 출신이었던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개발실장 등 핵심 개발인력 5명을 산업기술보호법위반(국가핵심기술국외유출등)죄 등으로 구속 기소했다. 사진은 CXMT가 개발한 저전력(Low Power) D램인 'LPDDR5' (사진=CXMT 홈페이지 캡쳐)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최서진 기자 =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국가핵심기술 중국 유출사건에 연루된 전직 임원 등 10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정보기술범죄수사부(부장검사 김윤용)는 삼성전자 임원 출신이었던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개발실장 등 핵심 개발인력 5명을 산업기술보호법위반(국가핵심기술국외유출등)죄 등으로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파트별 개발책임자 등 나머지 5명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중국지방정부가 2조6000억원을 투자한 중국 최초·유일의 D램 반도체회사 창신메모리는 개발 전과정에 걸쳐 세계 최고의 국내 반도체 핵심기술을 부정사용해 중국 최초(세계 4번째)로 10나노대 D램 양산에 성공했다.

검찰에 따르면 창신메모리 '1기 개발팀' 개발실장이자 한국 삼성전자 부장 출신이었던 A씨, 투자담당이자 삼성전자 연구원 출신이었던 B씨는 2016년 9월 공모해 삼성전자에서 창신메모리로 이직한 관계자를 통해 국가핵심기술 영업비밀인 18나노 D램 공정정보를 불법취득하고 D램 개발에 부정 사용했다.

해당 기술은 삼성전자가 5년간 1조6000억원을 투자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당시 세계 유일의 10나노대 D램 공정기술로, 수백 단계의 공정정보가 기재된 핵심정보였다.

창신메모리 '2기 개발팀' 실장이자 삼성전자 임원 출신인 C씨, 개발팀장 D씨와 수석 E씨 등은 1기 팀으로부터 18나노 D램 공정정보를 전달받고, 2018년 2월부터 2023년 초까지 중국 설비에 맞도록 수정·검증해 D램을 개발했다.

창신메모리 클린공정 담당 피고인 F씨는 2020년 6월 SK하이닉스의 협력업체를 통해 SK하이닉스의 국가핵심기술인 D램 공정정보를 불법취득했다.

검찰은 지난해 1월 A씨에 대한 반도체장비기술 유출사건 수사 중 그가 창신메모리 근무 당시 기술을 유출한 정황을 발견해 직접수사에 착수했다.

이에 창신메모리가 설립 직후부터 삼성전자의 핵심인력 및 기술정보 확보를 계획하고, 세계 최고 수준인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의 국가핵심기술을 지속적으로 사용한 정황 등 개발과정 전반에 걸쳐 이루어진 중국 현지에서의 범행 전모를 밝혀냈다.
 
2016년 5월 설립된 창신메모리는 A씨와 B씨를 1기 개발실장으로 영입, 이들은 각 공정별로 삼성전자 핵심인력을 영입해 단기간 내에 D램 개발을 완성할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등은 ▲위장회사를 통한 입사 ▲인근 도시를 경유해 입국 ▲귀국시 핸드폰 및 USB 등 반납 ▲주기적으로 사무실 변경 ▲중국 이메일 사용 ▲항상 주위에 국정원 등이 있다고 생각하고 행동토록 지시 ▲출국금지·체포시 암호 전파 등 향후수사에 철저히 대비했다.

삼성전자 핵심연구원이었던 G씨는 2016년 9월 창신메모리로 이직하면서 수백 단계의 10나노대 D램 공정정보를 자필로 베껴 적어 유출했고, 창신메모리는 이를 통해 당시 세계 유일의 10나노대 D램 공정기술을 통째로 확보했다.

검찰은 창신메모리가 본건 범행을 통해 2023년 중국 최초이자 세계에서 4번째로 10나노대 D램 양산에 성공했고, 전세계 점유율 변화를 근거로 추정한 삼성전자 지난해 매출액 감소만 5조원 상당일 것으로 봤다.

검찰은 "국내 반도체 관련 산업의 규모(전체 수출액 중 20.8%) 등을 고려하면 향후 국가경제에 발생하는 피해액은 최소 수십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검찰은 "'국외에서 이루어진 기술유출범죄라도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루어진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파하여, 향후 국가핵심기술의 국외 유출범행 방지에 큰 역할을 할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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