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농 전북도연맹 "농협은 '비리 백화점'…즉각 개혁 필요"

기사등록 2025/12/23 12:41:57
[전주=뉴시스] 강경호 기자 = 23일 전북 전주시 농협중앙회 전북본부 앞에서 전농 전북도연맹 관계자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2025.12.23. lukekang@newsis.com
[전주=뉴시스]강경호 기자 = 전북지역 농민단체가 중앙·지역 농협의 비리와 나락값 폭락 등을 지적하며 농협중앙회를 규탄했다.

전농 전북도연맹 등 도내 농민단체는 23일 전북 전주시 농협중앙회 전북본부 앞에서 전북농민대회를 열고 "농민의 피땀어린 자산으로 성장해온 농협이 지금은 '비리 백화점'이라는 오명을 쓰고 기득권의 괴물이 됐다"며 "전북 농민들의 삶은 벼랑 끝에 서있지만 중앙과 지역 할 것 없이 농협과 조합장들은 자신들의 배만 불리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체는 "전국 1100여개의 지역 농·축협에서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횡령과 인사비리, 불법 대출 사태 등은 이제 놀랍지도 않은 일상이 돼버렸다"며 "이는 단순히 회장 개인의 일탈이 아닌,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는 조합장 제도와 이를 방관하는 농협의 썩은 구조가 만든 필연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황양택 전농 전북도연맹 회장은 이날 "농업이 갈수록 고령화되면서 저희가 농협을 상대로하는 투쟁력이 떨어지고 있고, 이제 농협과 정부는 아예 우리 농민들을 무시하고 있다"며 "농민들의 삶은 갈수록 부채만 늘어나고 있는데, 농협 건물은 갈수록 높아져만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황 회장은 "시중 상인들은 나락값을 농민들을 위해 쌀 가격이 오르면서 최소한의 양심으로 구매하고 있는데, 농협은 이들보다 못한 비양심적인 행태를 취하고 있다"며 "농협은 조합원들의 신뢰와 믿음을 저버리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회에 참여한 이들은 ▲비리 연루자 즉각 퇴출 및 엄중 처벌 ▲수뢰 의혹을 받는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의 공개 사죄 ▲농산물 가격 보장 대책 수립 및 피해 보상 ▲농협회장 직선제 실시 ▲경영 정보 투명 공개 등을 요구했다.

또 올해 농협이 사들이는 나락값(40㎏ 기준) 8만원을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현재 전북 대다수 농협에서는 나락값 선지급금을 6만원 내외로 결정했지만, 농민들은 물가 상승 등으로 함께 오른 쌀값을 고려한다면 나락값이 8만원이 책정되야 최소한의 '생존 가격'이 보장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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