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깅 중 숨진 英 40대…"병원 초기 진단 미흡이 사망 원인"

기사등록 2025/12/20 12:2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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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윤서진 인턴 기자 = 마라톤과 사이클링을 즐기고 주짓수 챔피언 경력까지 있던 영국의 40대 남성이 조깅 도중 심장마비로 숨진 사건과 관련해, 병원의 초기 진단 미흡이 사망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공식 조사 결과가 나왔다.

17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과 더선 등에 따르면 크리스티안 허드슨(42)은 지난 3월 잉글랜드 웨스트요크셔주 허더스필드 인근 저수지에서 달리던 중 갑자기 쓰러져 숨졌다.

조사 결과, 문제는 사망 수주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허드슨은 당시 극심한 가슴 통증을 느껴 웨스트미들랜드주 뉴크로스 병원 응급실을 찾았지만, 의료진은 식사 후 발생한 통증이라는 이유로 소화불량으로 판단해 추가 검사 없이 귀가 조치했다.

최근 브래드퍼드에서 열린 청문회에서는 병원이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의 진료 지침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NHS는 흉통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심장 손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트로포닌(심근 단백질) 혈액검사를 의무적으로 시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웨스트요크셔 부검 담당관 캐롤라인 챈들러는 "표준 절차에 따라 트로포닌 검사가 이뤄졌다면 심장 이상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적절한 치료가 병행됐다면 생존 가능성은 매우 높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가족도 병원의 대응을 강하게 비판했다. 허드슨의 어머니 데브라는 "아들은 평생 건강했고 누구보다 체력이 좋은 사람이었다"며 "의료진의 안일한 판단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면서도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언급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심혈관질환은 영국 전체 사망 원인의 약 4분의 1을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가슴 통증 등 초기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각적인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국내에서도 심근경색 환자는 증가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환자 수는 2020년 약 12만 2200명에서 지난해 14만 3300명으로 5년 새 약 17% 늘었다.

대한심장학회는 급성 심근경색 환자의 약 30%가 초기 증상을 심각하게 인식하지 못해 치료 시기를 놓친다고 분석한다. 심근경색의 대표적인 전조 증상은 20분 이상 지속되는 흉통으로, 통증이 왼쪽 팔이나 어깨, 목과 턱, 등으로 퍼지거나 식은땀, 구토감, 호흡 곤란이 동반될 경우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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