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연례협의 결과…"경기 정상화 후엔 재정기준 설정"
평균 물가상승률, 올해 2.1%…내년 1.9%로 둔화 전망
[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가 내년 한국 경제가 올해보다 1.9%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만큼 정책 간 면밀한 조율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1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AMRO는 이날 발표한 '2025년 한국 연례협의 결과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AMRO는 아세안과 한국·중국·일본 등 3개국의 거시경제 동향을 점검하고 금융 협력을 지원하는 국제기구다.
이번 보고서는 키안 헹 페 단장을 비롯한 AMRO 연례협의단이 지난 8~19일 방한해 기재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정부 부처와 관계 기관을 면담한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
AMRO는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대해 올해 1.0%에 그친 뒤 내년에는 1.9%로 소폭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전히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수준이지만, 마이너스 아웃풋 갭이 점진적으로 축소되는 국면이라는 설명이다.
AMRO는 "6월 대통령 선거 이후 출범한 새 정부의 보다 적극적이고 조율된 정책 기조 속에서 한국 경제는 민간 소비 회복과 견조한 수출에 힘입어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물가상승률은 식료품 가격 안정과 글로벌 에너지 비용 둔화에 힘입어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AMRO는 올해 평균 물가상승률을 2.1%, 내년은 1.9%로 다소 둔화할 것으로 제시했다. 최근 서비스 물가 상승은 투입 비용 증가에 따른 것으로,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은 계속해서 낮아질 거로 예상했다.
대외 부문에 대해서는 환율이 순자본유출 영향으로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대외건전성은 견고하다고 평가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경상수지 흑자는 GDP 대비 6.1%로, 글로벌 인공지능(AI) 호황에 따른 반도체 수출 증가를 주요 배경으로 꼽았다. 외환보유액은 단기외채의 2.6배에 달해 외부 충격에 대한 충분한 완충력을 갖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두 차례 추가경정예산을 통한 경기 회복 지원을 언급하며 단기적으로는 경기 회복을 뒷받침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사회보장성기금을 제외한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며 중장기적으로는 재정 지속가능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AMRO는 "내년도 예산의 재정 기조는 대체로 적절하다"면서도 "경기 정상화 이후에는 임시적인 재정 방안들은 단계적으로 종료하고 신뢰할 수 있는 재정 기준을 설정하는 등 구조적 재정 개혁이 활성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한은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기준금리를 총 100bp 인하한 뒤 동결하고 있는 현 기조가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물가 안정에도 불구하고 서울 주택가격 상승과 환율 변동성 등 금융안정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성장 하방 리스크가 확대될 경우 추가 금리 인하 여지는 열어둘 수 있다고 부연했다.
주택시장과 거시건전성 측면에서는 향후 5년간 주택 공급 확대 계획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와 그린벨트 해제 가능성 등도 정책 옵션으로 언급했다.
금융 부문에서는 지방 저축은행과 상호신용협동조합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노출을 주요 취약 요인으로 꼽았다. 서울 주택시장의 급격한 가격 조정 가능성 역시 잠재 리스크로 지목했다.
중장기 과제로는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와 인구 구조 대응을 제시했다.
AMRO는 "메모리 중심에서 전방위 반도체 강국으로의 진화를 목표로 한 한국의 반도체 전략은 새로운 산업성장을 위한 필수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일·가정 양립 개선, 실질적 퇴직연령 연장, 숙련 인력 중심의 점진적 이민 제도 개편 필요성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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