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 유족 '진상규명 순회 버스' 운행…첫 행선지 '전주'

기사등록 2025/12/19 12:28:57 최종수정 2025/12/19 13:04:24

세월호·이태원 분향소 공존하는 유일 지역

"우리 고통 반복되지 않게 진상규명 필수"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 협의회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19일 전북 전주시 전주풍남문광장에서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 "진실과 연대의 버스" 전국순회'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12.19. pmkeul@newsis.com


[전주=뉴시스]강경호 기자 =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참사 유가족협의회'는 19일 '진실과 연대의 버스' 전국 순회 일정의 첫 행선지로 전북 전주시 풍남문광장을 찾고 10·29 이태원 참사 전북 지역 유가족을 만났다.

이날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 협의회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 및 시민사회단체 구성원들과 함께 정부의 책임있는 진상규명 및 사고 조사 과정 공개, 책임자 처벌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유가족 협의회는 "우리 유가족들은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진실과 연대의 버스'에 몸을 싣고 전국 순회를 시작한다"며 "사랑하는 가족을 먼저 떠나보낸 우리들의 시간은 지난해 12월29일 일요일 오전 9시3분에 멈춰 있다"며 "멈춘 1년 간의 시간 동안 우리는 참사의 진실만을 쫓았지만 아직 진실은 단 한 조각도 손에 쥐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유족들은 오늘 1년, 3년, 어쩌면 30년이 된 아픔들을 만나기 위해 길을 나선다"며 "서로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발생한 참사도 그 아픔의 본질과 아픔 속 국가의 부재라는 공통된 경험이 맞닿아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유가족들이 겪는 이 비극은 과거가 아니라 이 순간에도 비행기를 이용하는 모든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된 문제"라며 "우리들이 겪은 고통이 다른 누군가에게 반복되지 않도록, 진실이 은폐되지 않도록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기자회견 이후 유가족들은 풍남문광장에 마련된 세월호·이태원 참사 분향소를 찾아 분향을 한 뒤 서로간 인사를 나눴다.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인 여흥구씨는 "세월이 가면 좀 (참사가) 잊혀질까 한데 그게 아니더라. 사위, 딸도 그렇지만 손자랑 손녀가 너무 보고 싶다"며 "우리가 요구한 것은 진상규명인데 지금 하나도 이뤄진 건 없다. 지금 무안공항에서 계속 저희가 자고 있는데, 아무것도 진실이 밝혀진 게 없으니 공항이라도 지켜야 할 것 같아서 (거기서 자고 있다)"라고 말했다.

여씨는 "(최근 반복되는 사고와 참사에 대해)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한다. 왜 이런 사고들이 자주 나는지… 뉴스에 나오면 굉장히 마음이 아프다"며 "우리가 요구하는 진상규명도 그것이 드러나야 다음에 이런 사고를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느냐. 저희가 아니라 미래를 위해서라도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을 만난 이태원 참사 유가족 문성철씨는 이들에게 "이제 시작이니 잘 버텨야 한다"고 위로를 건넸다.

문씨는 "지금 국가를 상대로 유가족분들이 싸우고 있지 않느냐. 국가가 책임을 면하려고 하니까"라며 "저희도 윤석열 정부를 상대로 싸워봤다. 끝까지 잘 싸우고, 절대 혼자가 아니다. 저희가 같이 길을 걸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족협의회는 전주시를 떠난 다음 ▲오송 지하차도 참사 헌화 ▲세월호 유족 성탄 예배 ▲삼품백화점 및 KAL858기 참사 ▲제천 스포츠타운 화재 참사 추모제 ▲대구 지하철 1호선 방화 참사 헌화 ▲광주 대표도서관 공사 참사 현장 방문 등 전국 순회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luke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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