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구조 공개…현대제철, 2조1500억 출자
관세 후 美 철강, 높은 가격 유지…수요 견조
美 현지 주민들과 설명회…"1300명 직접 고용"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지속적인 불황이 겹쳤던 국내 철강업계에 한줄기 반등 신호탄이 보인다. 미국 진출을 발표한 현대제철이 미국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의 지분 구조를 공개하며 사업을 본격화 하고 있어서다.
특히 미국 현지에서 착공을 위한 사전 작업도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내년 초 지반 조사를 거쳐 3분기에는 본격적인 착공이 가능할 전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현대제철은 미국 루이지애나(Hyundai Steel Louisiana LLC) 법인의 지분구조를 공개했다.
루이지애나 제철소의 지분은 현대제철 미국법인 50%, 현대차 미국법인 15%, 기아 미국법인 15%, 포스코그룹 20%로 구성된다.
미국 전기로 제철소 건설을 위한 총 투입비용은 58억 달러(약 8조5600억원)이며, 이 중 절반인 50%는 자기자본으로 투입하고, 나머지 50%는 루이지애나 법인이 차입한다. 현대제철은 이 중 14억6000만 달러(약 2조1500억원)를 출자해 투자한다.
업계는 현대제철의 투자 규모와 관련 3년에 걸쳐 분납하기 때문에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고 본다. 지난해 현대제철이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현금흐름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의 올 3분기 실적 자료를 보면 현금성 자산이 2조1000억원이다"며 "차입이나 유상증자 없이 자체적으로 제철소 건립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이 루이지애나에 설립하는 전기로 제철소는 연산 270만톤 규모로, 열연 및 냉연도금 판재류를 공급할 예정이다.
2029년부터 상업 생산이 시작되면 미국의 철강 보호무역주의과 관세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고 탄소 규제에도 적극 대응이 가능하다.
현재 미국은 철강 50% 관세부과 이후 높은 열연 가격이 유지되고 있다. 특히 미국 철강시장은 주요 철강 소비국인 중국, 일본, 러시아 시장과 달리 견조한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
루이지애나 제철소는 직접환원철 생산설비(DRP)와 전기로를 직접 연결해 원료를 투입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에너지 및 운송 효율성을 향상시키고 직접환원철 투입 비중을 늘릴 수 있게 돼 자동차강판과 같은 고급 판재류의 생산이 가능하다.
여기에 쇳물 제조 과정에서 철광석과 석탄을 사용하는 고로 방식 대신 직접환원철과 철스크랩을 원료로 사용함으로써 고로 대비 탄소 발생량을 70% 절감할 방침이다.
이는 북미 완성차들이 요구하는 Scope3(공급망 전반에서 발생하는 간접 배출) 탄소감축 기준에도 부합하는 수준이다. 이에 현대제철 미국 전기로 제철소 사업가치는 4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이정우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철강 업황이 악화되는 가운데 각국의 관세 장벽은 더욱 견고해지고 있다"며 "미국은 철강 수요가 견조하고 고수익성 지역으로 꼽히는 국가"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제철의 미국 전기로 사업가치는 29억5000만 달러, 원화로 4조3000억원이다"고 덧붙였다.
현지 착공을 위한 준비도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최근 찰스 장 현대제철 루이지애나 법인장은 미국 현지 주민들과 제철소 건설 관련 설명회를 열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내년 초 지반 조사를 시작으로 공사가 총 2년간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1300여명의 직접 신규 고용과 4800명의 건설 고용, 4100여명의 간접 고용이 창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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