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제' 놓고 유치원 방과후전담사간 갈등…홈피서 시끌

기사등록 2025/12/16 14:57:22 최종수정 2025/12/16 15:18:24

5시간 전담사 '전일제 전환' 촉구하자

8시간 전담사 '형평성 위배' 전환 반대

이달 들어 홈페이지 1200여건 글 도배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울산지역 유치원 방과후전담사들간 '시간제 철폐'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다. 울산시교육청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5시간, 8시간 방과후전담사들이 각각 '시간제 철폐'와 '전일제 반대'를 주장하는 글을 올리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사진은 울산교육청 홈페이지 갈무리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울산지역 유치원 방과후전담사들간 '시간제 철폐'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다. 울산시교육청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5시간·8시간 방과후전담사들이 각각 '시간제 철폐'와 '전일제 반대'를 주장하는 글을 올리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16일 울산시교육청 홈페이지 '교육감에게 바란다' 게시판에는 이달 들어 유치원 방과후전담사로 추정되는 이들의 게시글이 1200여건 올라왔다. 16일 하루동안 게시된 글 수만 해도 300여건에 달할 정도로 게시판이 유치원 방과후전담사들의 글들로 도배되고 있다.

쟁점은 5시간 유치원 방과후전담사들이 8시간 전일제와의 차별 철폐를 촉구하며 근무조건을 동일하게 해달라고 하자 8시간 전담사들이 이를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이날 게시판에 글을 올린 한 5시간 전담사는 "오후 1시에 출근해 바로 유아들과 수업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근무시간 외에도 수업을 준비해야 하는 게 현실"이라며 전일제 전환을 주장했다.

이어 "교육청과 관리자는 시간제 노동자로 채용해 놓고 근무시간 내 수업 준비 시간도, 마무리 정리 시간도 보장해주지 않을 뿐더러 근무시간 외 학부모 상담과 민원 처리까지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무급노동과 열정만으로 동동거리며 열악한 근무환경 속에서 힘겹게 일 할 수 없다"면서 "우리들의 역할과 직무에 대한 명확한 존중과 인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8시간 전담사들은 전일제로 전환되면 현장에서의 혼란은 불보듯 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이 또한 역차별이며 근로기준법에도 위배된다는 입장이다.

한 8시간 전담사는 "5시간 전담사는 스스로 단시간 근로조건을 알고 지원했고, 근로계약서에 자발적으로 서명한 근로자"라며 "이는 근로기준법 제17조(근로조건의 명시) 및 계약자유의 원칙에 따라 근로조건이 당사자 간에 명백히 합의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단시간 근로자의 선택은 근무시간, 역할 범위, 업무 책임, 급여 수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개인의 근로 형태 선택권 행사에 해당한다"며 "이를 교육청이 행정 편의에 따라 일괄적으로 8시간 전환한다면 이는 자발적 근로형태 선택권을 침해하고, 근로계약의 존속 조건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공개채용 시험을 거쳐 8시간 직종으로 입사한 전담사를 별도 절차 없이 동일하게 처리하는 것은 기존 8시간 전담사에 대한 명백한 형평성 침해이자 역차별"이라며 "현장 업무 실태에 비추어 5시간과 8시간 전담사는 동일 직무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 울산본부 지연옥 지부장은 "노조 입장에서는 시간제는 온전한 일자리가 아니다. 전일제 방향으로 가는게 맞다"며 "유치원 내에서 전담사간 업무 분장 충돌 등 이해 갈등 부분이 상당하다. 각자 입장이 있다 보니 상충될 수 밖에 없다. 교육청에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울산시교육청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이에 대해 울산시교육청은 관련 부서와 이 문제를 조율 중이라는 입장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유아특수과 주관으로 교육공무직노조와의 교섭 등을 통해 유치원 방과후 전담사들의 시간제 철폐 문제 등을 논의하고 있다"며 "전담사간 서로 입장차가 커 문제 해결이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에는 총 250여명의 유치원 방과후전담사가 유아들의 돌봄과 교육 등의 업무를 맡고 있으며, 이중 5시간 전담사가 150여명, 8시간 전담사가 100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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