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사-애플, 내년 초 D램 재계약
D램 품귀 현상에…공급가 대폭 올릴 듯
"삼성·SK, 내년 메모리 수익성 클 전망"
D램 품귀 현상으로 가격 협상력이 공급자 쪽으로 기울어, 메모리사의 범용 D램 수익성은 더욱 개선될 수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메모리사들과 맺은 D램 장기공급계약(LTA)가 내달 일제히 끝날 예정이다. 통상 D램 LTA는 공급의 안정성을 위해 1년 이상 거래 관계를 유지한다.
이에 따라 애플은 내달을 기점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사들과 D램 공급 가격 및 공급 시기를 놓고 다시 계약에 나선다.
특히 이번 재계약의 최대 쟁점은 공급 가격이다.
올 들어 메모리사들이 AI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데이터센터용 고대역폭메모리(HBM), DDR5 등 고성능 메모리 생산에 집중하면서, 모바일 D램과 같은 범용 제품 공급은 상대적으로 줄었다.
이 같이 범용 제품들의 가격이 폭등하면서 재계약시 공급자인 메모리사들의 가격 협상력은 어느 때보다 강해질 수 밖에 없다. 부르는 게 값인 상황인 만큼, 이번 재계약에서 메모리사들은 애플향 D램 공급 가격을 대폭 올릴 가능성이 있다.
동시에 아이폰18 시리즈, 맥북 시리즈 등 내년에 출시할 애플의 주요 IT 제품 가격 또한 예상보다 훨씬 비싸질 수 밖에 없다.
주력 모바일 D램 제품인 'LPDDR5X'의 가격은 올해 초 30달러에서 최근 70달러까지 2배 이상 급등했다. 내년에는 범용 D램의 품귀 현상이 더욱 뚜렷해져 HBM보다 비싸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내년 메모리 사업 수익성 개선 폭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은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이익을 107조6120억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기존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보다 30% 가까이 높인 수치다. iM증권도 SK하이닉스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93조8430억원까지 끌어올렸다.
일각에서는 최근 메모리사들이 스마트폰 제조사들과 D램 공급 계약을 분기 단위의 단기 계약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범용 D램이 매달 오르는 상황에서 시장 가격을 그때 그때 반영하기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범용 D램 품귀로 가격 주도권이 고객사에서 공급자로 대이동하고 있다"며 "메모리사들의 수익성은 내년에 더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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