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리즈 '자백의 대가' 윤수 연기
"김고은과 촬영 든든…때론 리드하기도"
"끝까지 '모은' 캐릭터 관통…대단하다"
"따뜻한 이야기 하고파…멜로 생각도"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협녀:칼의 기억'에서 10년 전에 만났을 때는 신인 배우였는데 시간이 지나 많은 작품을 하면서 성장해 대단한 배우가 됐어요."
배우 전도연(52)은 12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넷플릭스 시리즈 '자백의 대가' 종영 인터뷰에서 김고은과 10년 만에 작품을 통해 재회한 소감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자백의 대가'는 남편 살해 용의자가 된 '윤수'와 끔찍한 살인 사건을 저질러 희대의 마녀로 불리는 '모은'이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전도연은 막다른 길에 몰려 모은의 자백 제안을 받아들이는 윤수를 연기했다.
'자백의 대가'는 한국을 대표하는 두 배우 전도연과 김고은의 만남으로 주목을 받은 작품이다. 전도연은 '굿와이프'를 연출한 이정효 감독과 다시 합을 맞췄다.
전도연은 '자백의 대가' 출연을 결정한 이유로 김고은과 재회를 꼽았다. 그는 "사석에서 본 적이 있어서 10년이라는 시간이 그렇게 흘렀다는 느낌은 크지 않았다"며 "배우 대 배우로 만나는 자리였기 때문에 연기 호흡이 어떨지 궁금했다"고 했다.
연기 호흡에 대해 "생각보다 만나는 장면이 많이 없어서 아쉬웠다"며 "'모은'과 '윤수'가 만나는 장면을 촬영할 때는 든든했다. 어떤 장면에서는 김고은이 리드하면서 촬영을 이끌기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은'이라는 인물은 상황적으로 감정이 거세된 인물이라 단조로울 수 있지만 배우 입장에선 단조로운 연기가 아니었다"며 "상대 배우와 연기를 하다 보면 감정과 분위기에 휩쓸려 자신의 캐릭터를 놓치는 경우도 있는데 김고은은 끝까지 '모은'이라는 캐릭터를 관통했다고 생각했다. 선배로서 '잘했다'가 아니라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다"고 했다.
'굿와이프'에서 함께 한 이 감독을 향한 신뢰도 '자백의 대가'에 출연하게 된 배경이 됐다. 전도연은 "굿와이프는 모든 작업이 힘들지만 보람도 있었다고 생각한 작품"이라며 "감독님과 한 번 더 만나고 싶었다"고 했다.
하지만 촬영이 쉽진 않았다. 전도연은 "대본을 끝까지 보고 선택한 게 아니어서 고생할 줄 몰랐다"며 "자백의 대가가 이리 큰가 당황하긴 했다"며 웃었다. 더운 여름 촬영을 시작해 추운 겨울에 마치면서 달리기신, 자전거신 등 야외 촬영에서 육체적으로 고생을 했다고 전했다.
전도연은 "윤수는 남편이 죽고 살인범으로 몰리기까지 외형적인 이미지가 일반적이지 않은 모습에 의심을 사는 인물"이라며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 전부인 인물이지만, 보이지 않는 다른 이면을 더 고민했다. 설정으로만 가고 싶지 않았다. '윤수가 왜 그럴까'를 설득력있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여성 서사를 그리는 작품에서 주로 등장하는 모성애 부분도 고민의 지점이었다. 전도연은 "'윤수'가 대가를 치르는 목적이 꼭 아이 때문일까라는 고민을 했다. 이기적인 인물일 수도 있고 단순히 모성애 하나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살고자 하는 욕망이 강한 인물로 그리고 싶었다"며 "그래서 쉽지 않았고 복잡하게 느껴졌다"고 했다.
전도연은 데뷔 이후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았으나 장르적 틀을 깨고 싶다고 했다. 최근 '굿뉴스'에 특별출연한 건 틀을 깨려는 시도였다. 그는 "'전도연이라는 배우가 코미디가 되네'라고 생각할 것 같았다"며 "아주 작게나마 폭이 넓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연기에 대한 욕심은 사그러들지 않았다. 전도연은 "'내가 언제까지 선택 받을 수 있을까' 보다 '언제까지 연기를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며 "제가 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너무 먼 일이지만, 주어진 것에서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이다. 연극·영화·드라마 등 활발하게 활동을 하는 건 육체적으로 힘들 수 있지만, 할 수 있을 때 즐기면서 해보자는 생각이 강하다"고 했다.
전도연은 향후 계획에 대해 "'자백의 대가'를 끝내고 나니 따뜻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며 늘 멜로라는 감정에 끌린다. 희귀한 장르가 된 정통 멜로 드라마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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