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도입되는 아시아쿼터, 예상대로 투수가 대세…8명 모두 투수

기사등록 2025/12/12 15:25:13

키움도 투수 영입 발표 앞둬

'박찬호 이탈' KIA만 야수 영입 고려

[서울=뉴시스] 프로야구 SSG 랜더스에 아시아쿼터 선수로 합류한 일본인 우완 투수 다케다 쇼타가 미소 짓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2025.11.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2026시즌 프로야구의 가장 큰 변화는 아시아쿼터 제도 시행이다.

현재까지 각 구단들이 진행한 아시아쿼터 영입을 살펴보면 예상대로 투수들이 대세다. 투수 중에서도 일본인이 대다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월 이사회를 통해 2026시즌부터 구단별로 1명씩 아시아쿼터 선수를 보유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아시아쿼터 선수는 직전 또는 해당 연도 아시아리그 소속이어야 하고, 비아시아 국가의 국적을 가진 이중국적 선수 영입은 불가하다.

선수 포지션은 무관하며 신규 영입 시 지출할 수 있는 최대 비용은 연봉·계약금·특약(옵션 실지금액 기준) 및 원 소속구단에 지불하는 이적료(세금 제외)를 합쳐 최대 20만 달러(월 최대 2만 달러)다. 재계약시 해당 선수 연봉은 매년 10만 달러씩 올릴 수 있다.

선수 포지션이 무관하다지만 현재까지 계약이 완료된 아시아쿼터 선수들을 보면 '투수 일색'이다. 10개 구단 중 8개 구단이 계약을 마쳤는데 8명 모두 투수다.

리그 전반적으로 선발, 불펜을 가리지 않고 투수가 부족한 현상이 보여 아시아쿼터 시행을 앞두고 투수가 대세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예상은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8명 중에서도 6명이 일본 출신 투수다. SSG 랜더스, 두산 베어스, KT 위즈, NC 다이노스,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가 일본 출신 투수를 택했다.

[서울=뉴시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아시아 쿼터 선수로 영입한 다무라 이치로. (사진 = 두산 베어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SG가 아시아쿼터로 영입한 우완 투수 다케다 쇼타는 일본프로야구 1군 무대에서 14시즌을 뛴 베테랑으로, 통산 217경기 66승 48패 평균자책점 3.33의 성적을 거뒀다. 선발, 불펜을 두루 경험했고, 일본 대표팀 경험도 있다.

두산 유니폼을 입은 오른손 투수 다무라 이치로도 1군 무대에서 9시즌을 뛴 경력을 갖고 있다. 9시즌 통산 150경기에서 4승 2패 2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점 3.40을 기록했다.

NC도 일본 1군 무대 경험이 있는 우완 투수 도다 나쓰키를 택했다. 도다는 일본프로야구에서 3시즌 동안 19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5.33을 작성했다.

 롯데는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출신인 교야마 마사야와 계약했다고 12일 공식 발표했다.

교야마는 2018~2024년 일본 1군 무대에서 84경기 14승 23패 6홀드 평균자책점 4.60의 성적을 냈다. 올해 1군에서 기회를 잡지 못한 교야마는 최근 방출됐다.

KT와 삼성은 일본프로야구 1군 경험은 없지만, 2군과 독립리그에서 뛰며 꿈을 키워온 20대 중반의 강속구 투수를 데려왔다.

KT는 최고 시속 154㎞의 직구에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는 스기모토 고우키를 영입했다. 스기모토는 2023년부터 일본 독립리그 도쿠시마 인디고삭스에서 뛰었다.

삼성이 영입한 미야지 유라는 최고 시속 158㎞에 스플리터, 슬라이더, 커브 등을 구사하며 올해 일본프로야구 2군 리그에 참가한 독립리그 구단 구후 하야테 벤처스 시즈오카에서 활약했다.

야구 저변이 넓은 일본에서 자란 일본인 선수들은 기본기와 실력이 탄탄하고, 기술 완성도도 높아 즉시 전력감으로 매력적인 자원이라는 평가다.

[서울=뉴시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가 10일 아시아쿼터로 투수 토다 나츠키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2025.12.10. *재판매 및 DB 금지
아직 영입을 공식 발표하지 않은 키움 히어로즈도 일본인 투수 영입이 임박했다.

키움은 2025시즌까진 야쿠르트 스왈로스에서 뛴 오른손 투수 가나쿠보 유토와 계약이 임박했다. 2020년부터 올해까지 일본 1군 무대에서 선발, 중간을 오가며 34경기 5승 4패 1홀드 평균자책점 4.31을 기록한 가나쿠보는 선발진이 약한 키움에서 선발 투수로 기회를 받을 전망이다.

한화 이글스는 대만 국가대표 출신의 좌완 투수 왕옌청을 아시아쿼터 선수로 낙점했다.

왕옌청은 대만 국적이지만, 2019년부터 일본프로야구 2군에서 뛰어온 선수다. 올해 일본프로야구 2군에서 22경기에 등판해 10승을 거뒀다.

2025시즌 통합 우승 팀인 LG는 올해 키움에서 부상 대체 외국인 투수로 뛰었던 왼손 투수 라클란 웰스의 손을 잡았다.

호주 국적의 웰스는 지난 6월 초 케니 로젠버그의 부상 단기 대체 외국인 선수로 키움에 합류, 4경기에서 20이닝을 소화하며 1승 1패 평균자책점 3.15의 성적을 냈다.

[서울=뉴시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2026시즌 아시아쿼터 선수로 영입한 대만 출신 왕옌청.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2025.11.13.  *재판매 및 DB 금지
계약 발표가 임박한 키움까지 하면 내년 시즌 KBO리그에서 뛸 아시아쿼터 선수 10명 중 9명이 투수다.

이런 가운데 KIA 타이거즈의 선택도 눈길을 끈다.

KIA는 2025시즌을 마친 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주전 유격수 박찬호를 두산 베어스로 떠나보냈다. 이에 KIA는 호주 국적의 유격수 자원을 눈여겨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4번째 외국인'이 투수에 편중된 것이 국내 투수 육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KIA 좌완 투수 양현종은 아시아쿼터 제도에 선수들이 부정적인 입장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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