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위 “민주주의와 권위주의 양립할 수 없어”
내년 선전 APEC 참여 여부 주목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대만의 양안 문제 담당 기구인 행정원 산하 대륙위원회는 11일 중국이 강조하는 ‘일국양제(一國兩制)’에 응답자의 절대 다수가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만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대륙위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82.6%가 중국의 ‘일국양제’에 반대했다.
또한 응답자의 75.8%는 ‘중화민국(대만)과 중화인민공화국은 서로 종속 관계가 아니다’라는 의견에 동의했다.
85.1%는 대만 정부의 ‘넓은 의미에서의 현상 유지’ 주장을 지지했으며, 84.4%는 대만의 미래는 2300만 대만 국민에 의해 결정된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나 장기적으로 비슷한 추세를 보여줬다.
대륙위는 최근 몇 년간 중국 공산당이 언어적·군사적 위협, 외교적 탄압, 법적 공세 등을 통해 대만에 대한 압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왔다고 지적했다.
대륙위는 현재 양안 관계의 핵심 쟁점은 체제간 갈등이며, 민주주의와 권위주의는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10월 31일 “확고부동하게 현상 유지를 견지하고 합병, 침략, 통일 추진, 그리고 ‘일국양제’에 단호히 반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신주 후커우 병영의 육군 기갑 제584여단 연합병종영 3대대에서 열린 ‘대만형’ 미국 M1A2T 전차 대대 창설식 연설에서 나온 것으로 중국이 ‘독립성향’으로 지목하고 있는 가운데 명시적으로 일국양제 반대를 천명한 것은 이례적이었다.
대륙위는 장기 여론조사 결과 주류 여론은 ‘일국양제’를 단호히 거부하고 있으며 중국과 대만은 서로 종속적인 관계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대만 국민의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현실적으로 직시하고, 전제조건 없이 소통과 대화를 통해 대만의 민주적으로 선출된 합법적 정부와 이견을 해소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73.1%는 대만이 ‘중화 타이베이’라는 이름으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활동에 참여하는 것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은 ‘대만’이나 ‘중화민국’으로 자신을 표기한다.
대만은 국제기구에 가입할 때 ‘중화 타이베이’ 또는 ‘차이니스 타이베이’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내년 APEC 정상회의는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열린다. 중국은 대만이 ‘중화 타이베이’ 명칭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참여 여부가 주목된다.
이번 여론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4%가 라이칭더 총통이 제안한 향후 8년간 1조 2500억 대만달러를 투자해 ‘대만 방패’를 포함한 종합 방위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지지했다.
조사는 국립정치대학교 선거연구센터에서 실시했으며, 12월4일부터 8일까지 20세 이상 대만 성인을 대상으로 전화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중앙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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