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나경원에게 먼저 사과해야"
"국회의장, 규정 안 지켜…강력히 규탄"
[서울=뉴시스]한은진 한재혁 우지은 기자 =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9일 우원식 국회의장이 나경원 의원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강제로 중단하자 "국회법을 위반한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법적조치가 가능한지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회의장실을 방문해 집단 항의했다.
송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실을 항의방문한 후 기자들과 만나 "일방적으로 본회의 정회를 선언함으로써 필리버스터를 실질적으로 무력화시킨 부분에 대해 국회의장에게 사과를 요구한다"며 "국회의장의 사과와 아울러 법적조치에 대해서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송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이 마이크를 꺼버린 행위는 국회의장의 본회의 진행을 국회의장이 스스로 방해하는 폭거를 저지른 것이라 생각한다"며 "국회법에 규정돼있는 필리버스터를 완전히 무력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참담한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송 원내대표는 우 의장이 나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것을 두고 "국회의장이 발언자의 발언 내용과 관련해 유감이나 사과를 요구하면 그것은 월권에 가깝다"며 "마이크를 끈 부분은 먼저 의장이 사과하는 게 적절치 않겠나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본회의 정회 후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 유상범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 등 국민의힘 소속 의원 20여명은 본회의가 정회된 후 의장실을 찾았다.
김기현 의원은 우 의장을 찾으며 "불법을 저질러서 숨은 것 아니냐"며 항의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의장실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국회 관계자와 잠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항의 방문 도중 기자들에게 "국회 직원이 저희를 제지하고 못 들어오게 막은 건 국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국회의장실에서 폭행이 일어날 뻔한 사건이다. 저희는 아주 심히 유감을 표한다"고 전했다.
최 원내대변인은 "이런 식으로 (필리버스터) 중간에 본회의를 정회할 수 없다"며 "강력하게 항의할 예정이고 국회의장이 규정을 지키지 않은 사례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날 필리버스터를 진행한 나 의원은 "필리버스터를 하는데 의장이 제 마이크를 껐다. 소수야당을 '입틀막' 하겠다는 것"이라며 "의장이 회의장 질서유지권이나 사회권의 범위를 넘는 직권남용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회의 도중 무선 마이크를 착용한 데 대해 "녹음용이었다"며 "강선우 민주당 의원은 녹음용이 아니라 유튜브 방송용으로 마이크를 차고 국회에 들어온 적 있다"고 반박했다.
김은혜 원내수석부대표는 "코로나 때 불가피한 사유로 방역과 안전을 위해 잠시 필리버스터가 정회된 것 빼고는 의장의 판단에 의해 정회된 적이 없었다"며 "즉각적인 회의 재개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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