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터 없이 나노 물방울로 초미세먼지 99.9% 제거한다

기사등록 2025/12/08 11:24:40

KAIST 김일두·이승섭 교수 연구팀, 초저전력 정화장치 개발

고흡습 나노섬유 활용…빠른 시간내 안정적 제거 입증

A2US를 통해 내년 휴대용 공기청정기 출시 목표

[대전=뉴시스] KAIST가 나노 물방울 기술로 필터없이 초미세먼지를 99.9%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 a는 자기펌핑 기능을 갖는 흡습성 나노섬유 멤브레인(PPM-NFM) 에미터 모식도고 b는 실제 이미지와 표면 주사현미경 이미지.(사진=KAIS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국내 연구진이 나노 물방울을 이용해 필터 없이도 초미세먼지를 거의 완벽에 가깝게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KAIST)는 신소재공학과 김일두 교수와 기계공학과 이승섭 교수 공동연구팀이 '나노 물방울이 먼지를 붙잡는 기술'과 '스스로 물을 끌어올리는 나노 스펀지 구조'를 결합, 필터없이 먼지를 제거하고 스스로 물을 공급할 수 있는 물 기반 공기청정기 기술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이 기술은 필터 없이도 초미세먼지를 빠르게 제거하는 것은 물론 오존이 발생하지 않고 초저전력으로 구동되는 물 정전 분무 기반 공기정화 장치로 머리카락 굵기의 약 1/200에 불과한 PM0.3(지름 0.3㎛) 이하 크기의 극초미세먼지까지 신속하게 제거할 수 있다.

장시간 사용해도 성능 저하가 없는 높은 안정성과 내구성을 갖는 이 장치는 이승섭 교수의 '오존 없는 물 정전분무(electrospray)' 기술과 김일두 교수의 '고흡습 나노섬유(hygroscopic nanofiber)' 기술이 결합돼 탄생했다.

장치 내부는 고전압 전극, 물을 스스로 끌어올리는 나노섬유 흡수체, 모세관 현상으로 물을 이동시키는 폴리머 미세채널이 탑재돼 있다.

이 구조 덕분에 펌프 없이도 물이 자동으로 공급되는 자기펌핑(self-pumped) 구조가 구현되며 장시간 안정적인 물 정전분무가 가능하다.

연구팀이 0.1m³실험 챔버에서 시험한 결과, 이 장치는 PM0.3~10 범위의 다양한 입자를 20분 내 99.9% 제거했다. 특히 기존 필터식 공기청정기로 제거가 어려운 PM0.3 극초미세먼지도 5분 내 97% 제거하는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

[대전=뉴시스] (왼쪽부터)KAIST 우성윤 박사과정, 김일두·이승섭 교수, 채지환 박사과정, A2US 소속 유지연 연구원, (상단)조유장 박사.(사진=KAIS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30회 연속 테스트와 50시간 연속 구동에서도 성능 저하 없이 안정적으로 작동했으며 전력소모는 스마트폰 충전기보다도 적은 수준인 약 1.3W로 기존 헤파(HEPA·미세먼지를 매우 잘 걸러주는 고성능 공기필터) 기반 공기청정기의 약 1/20 수준에 불과했다.

또한 필터가 없어 공기 흐름의 압력손실이 없고 소음도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필터 교체 비용 제거, 초저전력 구동, 장시간 안정성 확보 등의 장점을 통해 실내 환경뿐 아니라 차량용·클린룸·휴대형·웨어러블 공기정화 모듈 등 다양한 분야로의 확장이 기대된다.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및 나노기술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는 와일리(Wiley)사의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지난달 14일 게재됐다.

현재 이 기술은 이승섭 교수의 연구실 창업기업이며 CES 2025 혁신상을 수상한 A2US를 통해 사업화가 진행 중이다. 내년 제품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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