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초고령 압도하는 '역 인구 폭발'
청년층 아닌 40~70대가 주도 이례적
군관계자 "내년시행 농촌기본소득 탓" 분석
[정선=뉴시스]홍춘봉 기자 = 두 달 만에 1191명이 증가하며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강원 정선군의 인구 반전은 40~70대가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행정안전부 주민등록통계에 따르면 정선군 인구는 11월 말 기준 3만4457명으로 지난 10월 343명 증가에 이어 11월에는 848명이 폭증하며 단 두 달 만에 1191명 증가라는 기록을 세웠다.
최근 6개월간 정선군의 전입 데이터를 보면, 인구 역주행의 핵심 동력이 분명해진다. 정선군의 인구 반전은 청년층이 아니라 40~70대가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전입 증가 1위가 50대(+278명)이며 2위 60대(+258명), 3위 40대( +188명)등 이 세 연령대만 합쳐 724명이 정선군으로 이동했다.
이어 70대(+136명), 20대(+121명), 30대(+88명), 10대·80대(각각 +26명), 90대 이상도 20명 증가했다. 유일하게 감소한 연령대는 유일하게 10세 미만(-30명)이었다.
즉 정선군의 인구 반등은 베이비붐 세대와 액티브 시니어 세대가 선택적으로 정선을 찾은 결과이며, 이는 전국적으로도 매우 이례적인 구조다.
정선군의 인구 구조에서 가장 눈에 띄는 지점은 60대의 압도적 존재감이다.
11월 말 기준 60대가 8303명(전체의 24%)으로 60대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47.4%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인구가 더 많은 태백시(3만7149명)와 비교했을 때다.
60대 인구는 정선 8303명, 태백 7431명으로 정선이 872명 더 많다. 80대의 경우에도 정선 2679명, 태백 2587명으로 정선이 92명 많다. 특히 90대 이상에서도 정선이 93명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50대는 정선이 308명 적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정선이 60대·80대·90대에서 태백보다 총 1057명이나 더 많아 '고령층 중심 인구 구조'가 뚜렷하다. 이는 단순히 고령 주민이 '남아 있다'가 아니라, 고령층이 적극적으로 전입해 만들어진 새로운 인구 구조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정선군을 "떠밀려 남은 고령화가 아니라, 선택해서 들어오는 고령화"라는 현상은 전국 농어촌에서 보기 드문 흐름이다.
정선군은 중장년층·고령층이 동시에 유입되며 삶의 질 기반 인구 증가 모델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아울러 저출생·초고령 구조가 깊어지는 전국 지방 현실 속에서 정선군의 최근 인구 곡선은 통계적 상식을 완전히 뒤집는다.
올 들어 11개월간 출생 20명, 사망 429명. 자연감소만 409명에 달해 인구 소멸의 정형을 따르는 듯했던 정선군에서 단 두 달 만에 무려 1191명이 늘어나는 '역(逆)인구 폭발'이 나타난 것. "출생은 바닥이지만 인구는 폭등한다"는 모순이 정선에서는 현실이 되고 있다.
더욱 이례적인 점은 정선군 9개 읍·면 모두가 인구 증가를 기록했다는 사실이다. 대다수 기초지자체는 한두 지역의 증가만으로도 ‘성공’으로 평가되는데, 정선군은 전 지역이 동시에 늘어나는 극히 드문 구조를 보여줬다.
강원랜드 인근의 고한사북(441명)을 비롯해 정선읍(342명)등이 인구유입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선군 관계자는 "정선군의 인구 급증은 내년 1월부터 지급되는 농어촌기본소득 탓으로 분석된다"며 "살기 좋고 군민이 행복한 정선군이 되도록 다양한 시책을 꾸준히 발굴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0년 10월 강원랜드 개장 이후 5500개가 넘는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었지만 저출산·고령화의 늪을 피하지 못해 정선군은 매년 인구 감소가 계속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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