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최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 이후 중·일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일본을 방문한 일부 중국인 관광객이 반중 감정을 우려해 중국 여권을 대만 또는 일본 여권처럼 보이도록 커버를 씌워 여행한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되고 있다.

4일 일본 닛칸스포츠는 대만 매체 자유시보(自由時報)의 보도를 인용해, 한 중국인 관광객이 '차별을 피하기 위해' 중국 여권에 대만 여권 디자인의 커버를 씌우고 일본을 여행했다고 SNS에 공개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고 전했다.

자유시보는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 이후 중·일 관계가 다시 경색되며 양국 국민 감정이 악화되고 있다"며 "그 속에서 한 중국인 관광객이 일본 내에서의 불이익을 우려해 ‘대만 여권 커버’를 사용한 것이 화제가 됐다"고 보도했다.

실제 해당 중국인 네티즌은 SNS에 '중화민국(대만)'이라고 적힌 녹색 여권 커버를 구매해 중국 여권에 씌운 사진을 올리며 "여행이 더 편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중국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에서 판매 중인 일본 여권 커버까지 소개하며 모방을 부추기는 듯한 게시물을 올렸다.

이 게시물은 일본 거주 대만인의 스레즈 계정에 공유되며 급속도로 확산됐다. 온라인에서는 "중국인은 대만인이나 일본인으로 위장하지 말라", "이거 불법 아니냐", "타오바오는 정말 없는 게 없다"등 비난과 반발이 이어졌다.

일부 대만 네티즌들은 "세관은 중국 여권과 대만 여권을 구별할 수 있다. 저런 건 자기 위안일 뿐"이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자유시보는 한국에서는 정반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한국 내 반중 감정이 고조되자, 중국인으로 오해받는 것을 피하기 위해 대만인 관광객들이 ‘저는 대만인입니다’라는 배지를 착용하는 사례가 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진이 온라인에 퍼지자 일부 한국 네티즌들은 "혐오를 부추기는 사람은 소수일 뿐"이라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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