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특사, 오늘 푸틴과 종전안 협상…러 입장 반영 재수정 가능성

기사등록 2025/12/02 16:51:28 최종수정 2025/12/02 18:22:24

위트코프·쿠슈너, 새벽 러시아 향발

우크라-러, '영토 포기' 평행선 지속

美 바람잡기…백악관 "매우 낙관적"

[모스크바=AP/뉴시스]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 미국 대표인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가 2일(현지 시간) 오후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다. 사진은 푸틴 대통령(왼쪽)과 위트코프 특사가 지난 8월6일(현지 시간) 모스크바에서 회담하는 모습. 2025.12.02.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 미국 대표인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가 2일(현지 시간) 오후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위트코프 특사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위 재러드 쿠슈너는 2일 오전 1시께 미국 플로리다에서 러시아로 출발했다.

위트코프 특사는 우크라이나 측과 협의를 거친 종전안 수정안을 푸틴 대통령에게 설명하고 러시아 입장을 들을 것으로 보인다.

쿠슈너가 위트코프 특사와 푸틴 대통령의 회담에 동석할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은 러시아와 협의해 최초 종전안 28개항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후 우크라이나 측과 지난달 2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초안을 19~22개항으로 수정했고, 30일 미국 플로리다에서 재협상을 거쳤다.

앞서 공개된 초안 28개항에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전역 러시아 영토 인정,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포기 법제화, 종전 후 군사력 60만명 이하 유지 등이 담겼다.

미국은 제네바·플로리다 협상을 통해 우크라이나군 병력 감축 기준 등 대다수 조항을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영토 획정,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안 등 민감한 핵심 사안은 정상간 협의 사항으로 남겼다.

특히 플로리다 협상에서 영토·안보 보장 문제와 종전 후 선거 실시 문제 등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으나 구체적인 진전 상황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협상 종료 직후 "매우 생산적이고 유익한 세션이었으며, 추가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여전히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를 가리켜 "방정식의 일부가 돼야 할 '또 다른 당사자'가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경제적 지원을 앞세워 우크라이나 측의 영토 양보를 타진했을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우크라이나 대표 루스템 우메로우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는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언급하며 "명예로운 평화를 진전시키고 미국 측과의 입장 차이를 상당히 좁혔다"고 밝혀 합의에 이르지는 못한 상황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도 1일 "러시아는 전쟁에 대한 보상으로 간주될 수 있는 어떠한 것도 받아서는 안 된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핵심 쟁점인 영토 문제에서 이견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회동으로 종전 협상이 진척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돈바스 전역 확보 등 러시아 입장이 대폭 반영된 최초 종전안 28개항에 대해 "최종적인 평화적 해결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이례적으로 호평했었다.

그러나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협상이 시작되자 "전쟁을 끝내는 길은 우크라이나군이 점령 중인 영토에서 철수하는 것뿐이며, 철수하지 않는다면 군사적 수단으로 달성할 것"이라며 돈바스 전역 양도가 빠진 수정안은 거부한다는 뜻을 명확히 한 상황이다.

러시아 정치 분석가 일리야 그라셴코프는 뉴욕타임스(NYT)에 "위트코프 특사 방문으로 획기적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낮다"며 "최대 기대사항은 고위급 소통 채널을 유지하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러시아는 또 위트코프 특사 방러 하루 전인 1일 포크로우스크·보우찬스크 등 중·북부 격전지를 함락했다고 주장하며 우크라이나 압박 강도를 높였다.

한편 미국은 지속적으로 희망적 메시지를 띄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 협상 직후 기자들을 만나 "(종전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1일 "어제 플로리다에서 우크라이나 팀과 매우 유익한 회담을 가졌으며, 현재 위트코프 특사가 러시아로 향하고 있다"며 "정부는 (협상 타결에) 매우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그간 친(親)러시아 성향을 드러내온 위트코프 특사가 푸틴 대통령의 영토 관련 일방적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이 러시아와 만든 28개항을 가지고 우크라이나 측과 두 차례 협상을 거친 뒤 다시 푸틴 대통령을 만나는 자리인만큼, 다시 러시아 측 방향으로 재수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위트코프 특사는 러시아로 출발하기 전 젤렌스키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등과 추가 협의를 거친 것으로 전해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위트코프 특사 귀국 후 트럼프 대통령과의 직접 협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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