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시놉시스에도 3조 베팅…빅테크 투자 늘린다

기사등록 2025/12/02 11:27:25 최종수정 2025/12/02 12:22:23

엔비디아, 빅테크에 조단위 투자 속도

AI모델·설계 등 자체 생태계 구축 확대

"구글 등 경쟁사 견제 위한 포석"

[경주=뉴시스] 추상철 기자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31일 경북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CEO 서밋에서 특별세션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10.3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지용 기자 = 엔비디아가 반도체 설계 기업 시놉시스에 3조원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엔비디아는 올 들어 인공지능(AI) 빅테크들과의 협력에 막대한 돈을 쏟아 부으면서 자체 인공지능(AI) 생태계 범위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최근 구글, AMD와 같이 엔비디아에 대항하는 움직임이 거센 가운데, 엔비디아는 AI 칩 핵심 공급망 곳곳에 영향력을 넓히며 견제에 나서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지난 1일(현지시간) 시놉시스에 총 20억 달러(2조9400억원) 지분 투자를 한다고 발표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파트너십은 세계에서 가장 컴퓨팅 집약적인 산업 중 하나인 설계 및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혁명을 일으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놉시스는 반도체에 들어가는 수십억 개 트랜지스터와 커넥터에 대한 레이아웃 설계를 하는데, 반도체 제조에 앞서 가장 기초적이고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양사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AI가 스스로 일을 처리하는 '에이전틱 AI' 기술 협력, 공동 AI 시장 개척 등에 나선다. 또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AI 기술과 시놉시스의 설계 기술을 결합해 차세대 AI 칩·시스템 개발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AI 모델·데이터센터에 이어 AI 칩 개발의 기초 단계인 설계 분야까지 투자를 하며 AI 전 분야의 기업들을 자신의 생태계로 끌어들이고 있다.

앞서 엔비디아는 지난 9월 오픈AI에 1000억 달러(147조5000억원)를 투자했다. 오픈AI는 이 투자금을 통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엔비디아의 GPU 수백만 개를 구입한다. 같은 달 오픈AI는 오라클로부터 클라우드를 공급받는 3000억 달러(442조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엔비디아는 또 지난달에는 AI 모델 개발사 '앤트로픽'에 100억 달러(15조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앤트로픽은 엔비디아 칩이 탑재된 컴퓨팅을 300억 달러(44조원)에 구매한다.

이 같은 잇따른 투자는 최근 더 공격적으로 변한 AI 칩 경쟁사들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하드웨어-소프트웨어-클라우드-설계' 등 AI 전 영역을 장악해야, 장기간 엔비디아 GPU·AI 시스템 중심으로 시장을 표준화할 수 있다.

구글의 경우, AI 추론 칩 '텐서처리장치(TPU)'를 메타 등 빅테크들에 공급을 검토하면서 엔비디아를 위협하고 있다. TPU는 가격이 엔비디아의 GPU보다 최대 80% 저렴하고 상당 수준의 AI 성능을 낼 수 있다.

AMD도 오라클에 자체 GPU 'MI450' 5만 개를 공급한다. 엔비디아 GPU 대체제 시장이 빠르게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엔비디아의 이 같은 투자 확대로 '순환 거래' 성격이 강해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향 GPU 공급에 큰 의존을 하는 만큼,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예의주시할 수 있다.
[서울=뉴시스] 사진은 미 캘리포니아주에 지난해 문을 연 구글 새 사옥 '베이뷰 캠퍼스' (사진=X(엑스) 갈무리) 2023.08.07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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