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우크라 종전안 협상 시작…美 "우크라 독립·번영 목표"(종합)

기사등록 2025/12/01 03:33:50

우크라 대표 "러 재침공 방지 논의"

美, 내주 방러 고려해 협상 임할 듯

젤렌스키, "나토·EU와 공통된 이해"

[플로리다=AP/뉴시스]미국과 우크라이나가 30일(현지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홀렌데일 비치에서 만나 종전안 협상을 시작했다. 사진은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 2025.12.01.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30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만나 종전안 협상을 시작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유럽 동맹과의 연대를 과시하며 협상력 제고에 나섰다.

AP통신, 가디언 등에 따르면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위 재러드 쿠슈너는 이날 미국 플로리다 홀렌데일 비치에서 우크라이나 대표단을 맞이했다.

루스템 우메로우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가 이끄는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안드리 시비하 외무장관, 안드리 흐나초프 우크라이나군 참모총장 등으로 구성됐다.

루비오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전쟁 종식은 물론 핵심적이고 근본적인 과제지만, 우리의 최종 목표는 그것뿐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종 목표는)우크라이나가 독립성과 주권을 유지하고, 다시는 전쟁을 겪지 않으며 단순한 재건을 넘어 국민들에게 엄청난 번영을 가져오는 길을 여는 메커니즘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우메로우 서기는 "미국은 우리 입장에 귀를 기울이고 지지하며 함께 일하고 있다"며 "큰 진전이 있었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미래와 안보, (러시아) 침공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문제, 번영, 그리고 재건을 논의하고 있다"며 "우리를 도와주는 미국 측 노력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양국은 지난 2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첫 대면 협상을 통해 조율한 종전안 수정안 관련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최초 미국이 러시아 측과 협의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초안 28개항은 제네바 협의를 거쳐 19개항으로 조율됐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 정정에 따르면 현재는 22개항이다.

제네바 협의에서는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양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포기 법제화 등 민감한 사안을 정상간 협의 의제로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핵심 조항인 종전 후 우크라이나군 규모 축소, 100일 내 대선 실시 규정 등은 우크라이나·유럽 측 견해를 반영해 수정된 것으로 전해졌으나 정확히 공개된 내용은 없다.

우크라이나 측은 이날 회동에서도 안보 보장 문제 등에서 미국 측을 최대한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회동을 통해 미국과 종전안 관련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그는 29일 "미국 측이 건설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며 "며칠 내에 품위 있게 전쟁을 종식시킬 방법을 결정하는 단계를 구체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측은 우크라이나 요구를 추가 반영하며 이견을 좁히되, 러시아의 수용 가능성을 고려하면서 협상에 임할 것으로 전망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27일 "전쟁을 끝내는 길은 우크라이나군이 점령 중인 영토에서 철수하는 것뿐이며, 철수하지 않는다면 군사적 수단으로 이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혀 돈바스 즉시 양도가 빠진 수정안은 거부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한 상황이다.

미국은 내주 위트코프 특사와 쿠슈너를 모스크바로 보내 푸틴 대통령과의 협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같은 시간 나토·유럽연합(EU) 수장과 연달아 접촉하며 연대를 요청했다.

그는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통화한 뒤 "우리는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우리와 파트너들의 공통된 입장은 매우 효과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통화한 뒤에도 "우리는 핵심 문제에 대한 공통된 이해를 가지고 있으며, 집행위원장은 러시아의 지속적인 인프라 공격 속에서 우리의 회복력 강화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일 프랑스 파리를 찾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종전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ksm@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