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안팎 "계엄 공개 사과하고 尹 절연해야"
장동혁 "계엄으로 국민께 혼란과 고통드려"
"추경호 구속영장 심사 결과 등 감안해 고민"
장동혁 대표는 28일 대구에서 열린 '민생회복 법치수호 국민대회'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책임을 무겁게 통감한다"면서도 더불어민주당의 실정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장 대표는 "민주당의 의회 폭거와 국정 방해가 계엄을 불러왔지만, 결과적으로 많은 국민께 혼란과 고통을 드렸다"며 "저는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있다"고 했다.
지도부의 공개 사과를 요구하는 당내 목소리에는 "추 전 원내대표 구속영장 기각·발부 여부에 따라 여러 상황 변화가 올 것"이라며 "여러 상황과 대여 투쟁 일정 등 모든 것을 감안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7일 당 의원총회에서는 김용태 의원이 지도부의 계엄 사과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다수 국민은 여전히 계엄 문제에 대한 국민의힘의 입장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민주당이 여전히 입법 전횡을 일삼고 사법부 장악을 시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이 국민의힘에 힘을 실어주지 않는 이유"라고 했다.
김재섭 의원은 지도부 차원의 사과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당내 20여명의 의원들과 함께 연판장과 기자회견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전날 YTN 라디오에서 "사과하는 것이 책임 있는 정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며 "12월3일을 기점으로 부정선거 음모론자 등과 절연의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권영진·엄태영·이성권·조은희 등 재선 의원들은 지난 20일 장 대표를 면담한 뒤 불법 계엄에 대한 사과를 건의하기도 했다. 다만 사과의 내용과 범위를 놓고는 의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7일 국회를 방문해 "당내 일각에서 '사과를 몇 번이나 하는 것이냐'는 반론이 있다는 걸 잘 안다"면서도 "5번 하면 어떻고, 100번 하면 어떻나. 국민의힘의 진정성이 국민에 닿을 때까지 계속해서 진심을 담은 사과와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재선 의원은 "중진들이 자꾸 지도부에 이야기를 하면 참견하는 느낌이 들어 참고 있지만, 강성 지지층과는 이제 선을 긋고 나아가야 한다"며 "계엄이 그냥 넘어간다고 넘겨지는 문제인가. 국민을 보고 정치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동혁 지도부는 그간 정부·여당의 '내란 몰이'에 맞서 대여투쟁을 강조하며 계엄 사과론에 거리를 둬 왔다. 계엄 사태를 사과해도 민주당의 내란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어렵고, 오히려 공세에 휘말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장 대표는 지난 24일 전국원외당협위원장 워크숍에서 "우리가 고개를 숙이면 고개를 부러뜨리고, 허리를 숙이면 허리를 부러뜨리고, 엎드리면 땅에 짓이기는 게 민주당"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다만 장 대표가 계엄 사과 필요성에 "고민 중"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장 대표 취임 100일과 맞물리는 계엄 1년을 앞두고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장 대표는 이날 대전·충북 방문에 이어 29일 춘천에서 이재명 정권을 규탄하는 장외 여론전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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