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나체크와 수크, 우리가 가진 어드밴티지"
아레테 콰르텟, 韓 실내악단 최다 입상 기록
내달 6일까지 전국투어…서울·김해·통영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저희가 가장 추구하는 건, 전통 클래식을 들을 때 흔히 따르게 되는 해석적·음악적 비교나 평가의 기준에서 벗어나 더 '음악적인 사운드'와 '스토리텔링' 자체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수크와 야나체크는 저희에게 어드밴티지(강점)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악사중주단 아레테 콰르텟의 첼리스트 박성현(32)이 24일 서울 용산구 사운드S에서 열린 음반 '야나체크 & 수크'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체코 작곡가에 집중한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2019년 결성된 아레테 콰르텟은 박성현과 바이올린 전채안(28)·박은중(24), 비올라 장윤선(30)으로 구성됐다. 지난 2021년 첫 출전 콩쿠르인 프라하 봄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 최초로 1위에 오르며 특별상 5개를 거머쥐었다. 이후 모차르트 국제콩쿠르 1위, 리옹 국제실내악 콩쿠르 1위, 보르도 국제 현악사중주 콩쿠르 3위 등에 올랐다. 올해 밴프 현악사중주 국제 콩쿠르에서 준우승하는 등 국내 실내악단으로서는 '최다' 입상을 기록했다.
지난 19일에는 결성 이후 첫 음반을 발매했다. 프라하 봄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을 안겨준 야나체크의 현악사중주 1번 '크로이처 소나타'와 2번 '비밀편지'을 비롯해 수크의 옛 체코 성가 '성 바츨라프에 의한 명상곡'이 수록됐다. 특히 야나체크 현악사중주 작품 전곡을 포함한 것은 현악사중주단 중 이들이 처음이다.
전채안은 "만약 우리가 첫 음반을 내게 된다면 처음 우승했던 콩쿠르에서 연주한 곡을 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많은 분들이 야나체크 곡이 잘 맞는다고 말해줬다"고 밝혔다.
박성현은 수크에 대해 "체코 음악사에 대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작곡가이고, 체코 국가(國歌) 후보에도 올랐을 만큼 체코의 많은 정서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음반 주제를) 체코 작곡가로 설정한 만큼 체코의 감정을 많이 담아내고 싶었고, 세상에 (수크 작품이) 널리 알려졌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음반 발매는 아레테 콰르텟의 다음 장으로 넘어가는 단계라고 짚었다. 많은 콩쿠르에 참가하며 악단의 나아가는 방향을 확인했다면 이번은 음악이 판단의 기준이 됐다는 것이다.
박성현은 "지금 (아레테 콰르텟이) 한 챕터를 넘어가는 상황에서 저희 음악이 (우리의) 정체성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음반) 발매를 했다"고 설명했다.
첫 음반 작업기를 공유하며 어려웠던 순간도 회상했다. 박은중은 "같은 테이크를 여러 번 찍는 상황이 있었는데 동일한 감정을 갖는 게 생각보다 체력적으로 힘들었다"며 "저희 팀이 세밀하고 섬세하다는 평을 듣는데도 쉽지 않았다"고 했다.
박성현도 공감하면서 "클래식 현악사중주 부제가 붙어있는 곡이 많지 않은데, 부제가 있다는 것은 스토리텔링에 한정적이란 뜻"이라며 "야나체크 이해하고 그 상황을 소리로 담아내는 것에 고민했다"고 역설했다.
아레테 콰르텟은 지난 6년간의 여정을 돌아보기도 했다. 서로에 대한 배려와 존중으로 지금의 악단이 됐다는 것.
맏형 박은중은 "음악은 (현을) 긁는 순간이 아닌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는 부분에서부터 시작한다. (단원들이) 단체 생활 쉽지 않았을 텐데 지금까지 많이 따라와 주고 노력하는 것 같아서 대견하다"고 치켜세웠다.
전채안은 "음악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었다. 전에는 곡을 공부해서 연주했다면 이제는 많은 무대를 하면서 시야가 넓어졌다"고 했다.
장윤선은 "(결성) 초반에는 더 잘하고, 좋은 음악을 어떻게든 만들려고 노력했다면 지금은 음악 외에도 평상시 존중하는 부분에 신경 쓰고 있다"고 공감했다.
막내이자 합류 2년 차인 박성현은 "처음 새로 해야 할 곡도 너무 많고, 팀에 녹아드는 것에 급급했는데 이제는 음악의 본질에 대해서 조금 더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며 "그것만으로 저는 어느 정도 성장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아레테 콰르텟은 음반 발매 기념 전국투어에도 나선다. 지난 7일 대전 카이스트 대강당에서 시작한 투어는 오는 27일 김해문화의전당 누리홀, 29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 내달 6일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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