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개 단체 "심야·휴일 배송 규제, 택배노동자 건강권 보장 시급"
[부산=뉴시스]진민현 기자 =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가 택배노동자의 과로를 막기 위한 3차 사회적 합의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심야·휴일배송 제한 등 노동자의 건강권과 휴식권을 보장할 실질적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를 비롯한 40여개 시민단체는 17일 오전 10시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속도보다 생명이 중시되는 사회로 나아가자"며 "택배노동자의 과로를 막기 위한 실질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시민 단체들은 ▲택배노동자의 건강권·휴식권 보장 ▲수입감소 없는 노동시간 단축 대책 마련 ▲쿠팡 등 대형 택배사의 사회적 책임 강화 ▲정부·국회의 지속가능한 산업질서 확립 등을 요구했다.
기자회견은 이달 초 과로사로 숨진 고(故) 오승용 전국택배노조 부산지부 조합원의 명복을 빌며 시작됐다. 오 조합원은 부친의 장례를 치른 직후 제대로 쉬지 못한 채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다 과로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숙견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는 시민사회 발언에서 "야간 노동은 질병 발생 위험도를 높이는 고위험 작업"이라며 "국제암연구소는 이미 야간 노동을 발암 가능성이 큰 작업으로 분류했지만, 한국은 이를 규제하는 제도적 장치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정부와 기업이 사회적 논의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발언을 이어간 권용성 전국택배노조 부산지부장은 "택배노조는 새벽 배송을 전면 금지하자는 게 아니라, 새벽 배송이 택배노동자의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제도를 마련하자는 것"이라며 "생계를 위해 야간 노동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정부와 국회가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을 지킬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윤택근 진보당 기획단장은 "지난 1·2차 사회적 합의로 분류작업 해방과 노동시간 규제 성과를 얻었지만, 여전히 택배노동자는 과로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3차 합의에서는 심야·365일 배송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2차 사회적 합의는 2021~2022년 정부·택배사·노동계가 참여해 마련한 협약으로 분류작업 제외와 노동시간 단축 등 제도 개선을 담았다. 현재 논의 중인 3차 합의는 심야·휴일배송을 제한하고 과로를 유발하는 택배 구조 자체를 개선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부산참여연대, 전국대학생연대 부산지부, 진보당 부산시당, 노동당 부산시당 등 40여개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가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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