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성고용률 62.1%…통계 작성 이래 '최고'
35~39세 여성고용도 68.9%…자녀 영향 낮아졌다
성평등부·노동부 투트랙…새일센터·육아 예산 증액
제도 개선은 과제…"새일센터 직업훈련 고도화해야"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미혼·저출생 영향으로 30대 여성들이 고용률을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 자녀가 있어도 일을 계속하는 여성들 역시 늘면서 어린 자녀가 여성 고용률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일·가정 양립이 가능하도록 지원을 확대하고, 육아로 경력이 단절됐던 여성들에 대한 지원도 강화하고 있다.
◆2024년 여성고용률 62.1%…'자녀효과' 낮아졌다
16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발간한 '최근 여성노동시장 주요 특징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5세~64세 여성고용률은 62.1%였다. 이는 조사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20대 후반은 지난 2016년 남성을 추월한 이후 남성과의 고용률 격차를 유지하면서 74.5%를 기록했고, 30세~34세는 73.5%로 역대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통상 'M커브', 즉 20대 후반에 고용률이 올랐다가 출산과 육아 등을 이유로 30대에 최저를 기록하고 40대에 다시 고용률이 오르는 현상의 최저점인 35세~39세 역시 2022년 이후 가파른 증가로 전환하면서 68.9%를 기록했다.
2019년부터 2024년까지 25세~39세 여성 고용률 증가(7.51%포인트)에 영향을 미친 산업은 주로 ▲방송통신업(1.92%p)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1.60%p) ▲공공행정(1.59%p) ▲제조업(1.11%p) ▲보건사회복지업(1.04%p)이었다.
이 같은 여성고용률 고공행진에는 ▲미취학자녀(0세~6세)가 있는 여성 비중의 감소 ▲가구독립 ▲미혼증가 ▲고학력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자녀가 여성 고용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지만, 그 정도는 과거보다 약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기준 초등저학년 자녀가 취업에 영향을 미칠 확률은 9.7%였지만, 2023년도에는 9.0%로 낮아졌다.
또 초등 고학년 자녀는 통계적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중고등학생 자녀는 취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수행한 정성미 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혼과 무자녀 여성이 증가하는 경향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지만, 유럽이 출산율이 우리보다 높은 이유는 자녀양육과 노동시장 활동 병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장기적으로 '짧은 육아휴직+긴 육아기근로시간단축+유연근무제'가 결합된 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성평등부·노동부 투트랙…내년도 예산에 육아휴직·직업훈련 늘려
정부 역시 이처럼 달라진 노동시장 양상에 맞춰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우선 여성고용정책의 중심은 고용노동부에서 성평등가족부로 넘어갔다. 성평등 가치의 관점에서 여성고용정책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성평등부는 고용평등정책관을 신설하고 산하에 고용평등총괄과, 경제활동촉진과, 경력이음지원 등 3개 과를 신설 개편해 여성고용 지원 업무를 강화했다.
경력이음사업의 핵심인 '여성새로일하기센터(새일센터)' 예산은 내년도 예산안에 올해 대비 13억4900만원 늘어난 866억4100만원이 편성됐다.
노동부 역시 성평등부로 이관한 적극적 고용개선 및 새일센터 집단상담 업무를 제외하고, 일·가정 양립 지원제도를 중심으로 여성고용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올해 1월~9월 육아휴직 사용자(14만1909명)는 지난해 전체 수급자 수(13만2535명)를 이미 넘어섰다. 이에 따라 2026년도 예산안에 육아휴직 관련 예산을 올해 대비 503억7800만원(1.3%) 늘어난 4조728억3200만원을 편성했다.
세부 항목을 보면 육아휴직급여가 3조3935억원으로 가장 많고, 출산전후휴가급여(3791억원), 육아기근로시간단축급여(268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또 고용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프리랜서 등에 대한 출산급여 지원액을 올해 218억원에서 65억원 늘어난 283억원으로 편성했다.
다만 관련 제도 설계는 보다 정교해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새일센터의 경우 직업교육훈련을 하고 있는데, 현재 724개 과정이 운영되고 있다. 참여자도 2022년 1만2586명에서 2023년 1만3381명, 2024년 1만3575명으로 증가 추세다.
하지만 724개 과정 중 ▲사무·회계문야 ▲전기·전자분야 ▲이미용·숙박·음식분야 ▲사회복지분야 등 4개가 전체의 70.5%를 차지해 특정 분야에 쏠려있었다.
또 유관분야 취업률이 50.9%로 전체 평균 취업률(71.7%) 대비 저조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국회예산정책처는 "유관 분야 취업률은 단순한 취업 성과를 넘어 교육과정의 품질, 노동시장 적합성, 참여자의 임금 및 고용 안정성, 그리고 사업의 효과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핵심성과지표"라며 "여성의 노동시장 환경 변화에 부합하는 장기적 커리어 개발 전략 수립, 교육시간 확대를 통한 전문성 강화 등 개선 방향을 교육 과정 설계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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