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범죄단지 통신망 끊은 스타링크…"역설적으로 韓 독자망 갖춰야 할 이유"

기사등록 2025/11/12 16:56:58 최종수정 2025/11/12 17:02:29

중앙전파관리소 '위성전파 및 위성 기술 컨퍼런스 개최

"가치·이익 맞지 않는다면 서비스 중단 위기…소버린 네트워크가 필요한 이유다"

국제 표준 늦어질수록 스타링크 등 일부 독점기업 시스템이 전세계 좌우

"한국형 6G 저궤도 위성 프로젝트로 적극 대응해야"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최경일 KTsat 전무가 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앙전파관리소 위성전파감시센터 주최로 열린 제4회 위성전파 및 위성 기술 컨퍼런스에서 '6G 위성통신의 글로벌 동향 : 도전과 기회'를 주제로 발표했다. 2025.11.12. silverline@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은비 기자 = "인신매매 등으로 문제되고 있는 캄보디아 범죄집단이 스타링크 터미널을 250개 쓰고 있었다고 하죠. 이걸 스타링크(Starlink)가 다 무력화시켰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역설적으로 스타링크라는 민간 기업이 기업 가치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개인의 자유를 침범할 수 있는 권한을 언제 준 것일까 질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범죄자를 지지하자는 얘기가 아닙니다. 다만 그 범죄자라는 낙인을 누가 찍을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인데요. 국가 공권력이 아닌 민간에서 컨트롤할 때 훨씬 위험하다는 심각성이 다가오는 사례죠."

6G 시대가 본격화되기 전에 한국이 소버린 네트워크를 서둘러 구축하고 표준화 작업을 주도해야 한다는 산업계 의견이 제시됐다.

최경일 KTsat 전무는 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앙전파관리소 위성전파감시센터 주최로 열린 제4회 위성전파 및 위성 기술 컨퍼런스에서 '6G 위성통신의 글로벌 동향 : 도전과 기회'를 주제로 이같이 발표했다.

최 전무는 "소버린 네트워크가 왜 필요한가 했을 때 (지상 통신망에 대한 물리적 공격과 위성 통신망을 둘러싼 분쟁이 두드러졌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떠올려볼 수 있다"며 "우리가 해외 시스템에 의존하면 해외 시스템이 우리 이익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한국 상공에서 서비스를 꺼버릴 수도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런 우려를 해결하려면 국제표준이 필요하다는 게 최 전무 시각이다. 그는 "아직 완전히 표준화된 게 아니지만 이동통신표준화기구(3GPP)의 비지상망(NTN) 표준으로 가겠다는 움직임이 있다"면서도 "아직 주파수대역별로 뭐가 표준이 될지는 논의 중"이라고 언급했다.

최 전무는 "국제표준이 마련되는 게 늦어질수록 국제표준이 비주류가 될 수 있다"며 "이미 전세계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3GPP NTN 표준을 따르지 않는 스타링크 등 일부 기업이 독점적인 시장을 만들 경우 민간 사업자 시스템이 전세계를 좌우하는 상태가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워싱턴=AP/뉴시스]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2024.05.19.

최 전무는 "연초 미국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한 자문사가 5~10년 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아마존닷컴의 카이퍼(Kuiper), 중국 치엔판(Qianfan·Thousand Sails) 등 3곳만 (저궤도 위성 통신 분야에서)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도 한국형 6G 저궤도 위성통신 프로젝트를 출범시켰고,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주관으로 중요 핵심 기술을 개발하는 등 여러 목표를 세우고 시작했다"며 "2030년께 스타링크든 카이퍼든 우세할 때 우리나라도 글로벌 시장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는 목적으로 저희 회사 비롯 여러 기업도 참여 중"이라고 소개했다.

최 전무가 언급한 한국형 6G 저궤도 위성통신 프로젝트는 저궤도 위성통신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6G 통신 핵심 인프라를 자체적으로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6G 시대에 지상망뿐 아니라 우주 공간까지 통신 영역이 확대되는 초공간 통신이 중요해지는데, 저궤도 위성 통신이 이를 위한 필수 요소라는 판단에서다. 기술 자립화와 표준 기반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최 전무는 "현재 전세계에서 26억명 정도의 사람이 통신이 안 돼서 연결(Connectivity)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해마다 150조원 규모가 되는 시장이 있는데 아직 연결을 못했을 뿐"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도시에서는 지상망이 가장 효율적"이라며 "하지만 도시 밖으로 나가면 먼 곳으로 갈수록 사람을 연결하는 것만이 아니라 사람과 사물, 모든 인텔리전스를 연결, 통합하는 게 5G, 6G 꿈이 아닐까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가 독립적이고 보안에 강하며 외부 영향을 받지 않는 소버린 네트워크를 구성해야 한다"며 "정부는 마중물 역할로 고객이 돼서 초기 시장을 만들고, 민간은 직접 연구개발(R&D) 투자를 해서 인프라를 만들어 정부 고객을 상대로 서비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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