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새벽 1시경 발사…체계종합기업 한화가 발사체 제작 주관
'오로라 관측' 주탑재 위성 임무 고려 발사시간 설정
3차 발사 대비 탑재 위성 5기 증가…8시간 전 발사 여부 최종 결정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누리호가 2년 반 만에 다시 하늘로 오른다. 오는 27일 새벽 1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4차 발사가 진행된다. 새벽 발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12일 한국과학기자협회 주관으로 열린 온라인 설명회에서 발표를 맡은 한영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발사체연구소장은 "야간 발사는 기술적으로는 주간과 다르지 않지만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만큼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 첫 새벽 발사…오랜만의 발사에 '긴장'
누리호 4차 발사는 항우연에도 낯선 일정이다. 야간에 이뤄지는 만큼 조명, 온도, 인력 피로 등 예기치 못한 변수가 많다.
한 소장은 “기술적으로는 주간 발사와 거의 동일하지만, 야간 발사는 처음 해보기 때문에 운용 인력들의 피로도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휴먼 에러를 줄이기 위해 조심하자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벽 발사 시간 설정은 주탑재 위성의 임무 요구에서 비롯됐다. 차세대중형위성3호가 현지시각 0시40분 적도 통과 조건을 맞춰야 한다. 한 소장은 “그 궤도를 맞추려면 새벽 1시쯤 발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준비 개시 시각과 동선도 맞춰 리허설도 마쳤다. 한 소장은 “드라이런이라고 하는데, 야간 훈련을 이미 진행했다”며 “늦게 시작해 늦게 끝나도 문제없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랜 만의 발사인 데다 새벽, 야간 발사라 긴장감이 있다"며 현장에선 다들 '내 부분만 실수하지 않으면 된다'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정부 주도→민간에 노하우 이전…한화가 발사체 제작
이번 발사는 정부 주도의 발사체 개발 체계가 민간 중심 운영 구조로 전환되는 첫 사례다. 우주항공청은 발사허가와 관리 감독을, 항공우주연구원은 발사운용을 주관한다.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처음으로 발사체 제작과 총조립을 주관하고 발사 운용에 참여한다.
전체 탑재 질량은 약 960kg이며, 목표 궤도는 고도 600km 태양동기궤도다.
3차 발사와 다른 점은 위성 탑재 구성이다. 차세대중형위성 3호(516kg) 와 국내 대학·연구기관이 개발한 큐브위성 12기(79kg) 등 총 13기가 실린다. 3차 때보다 큐브위성이 5기 늘어나면서 다중 위성 어댑터(MPA)가 새로 적용됐다.
한 소장은 "현재 누리호 4차는 1, 2, 3차 대비 기술적으로 크게 변경된 사항은 없다"면서 "차세대 중형위성 길이가 1m 늘어나고, 큐브위성 숫자가 늘어나면서 2기를 동시에 분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상단부에는 카메라를 기존 1대에서 3대로 늘려 큐브위성 사출 장면을 영상으로 보다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게 했다. 3단 탑재부에는 소음 저감용 카울(덮개) 도 추가됐다.
주탑재위성은 지구 오로라와 대기광을 관측하고 우주 자기장과·플라즈마를 측정하는 역할을 한다.
◆ 야간 발사 고려, 조명 확대…8시간 전 발사 여부 결정
항우연은 24일부터 본격적인 발사체 점검에 들어간다. D-2(24일)에는 1·2·3단 추진계통을 포함한 전기적 시험과 통신 연동 시험이 진행된다. 발사통제소(LECC)와 발사대 현장 간 데이터 전송 상태를 확인하고, 기상 예측과 발사 환경 점검도 병행한다.
D-1인 25일은 발사체를 조립동에서 꺼내 기립(수직 세우기)하고, 전원과 통신을 연결한 뒤 전 구간 리허설을 실시한다.
26일 오후부터는 본격적인 발사 절차에 들어간다. 탱크 예냉으로 산화제를 냉각한 뒤 연료를 주입하고, 최종 통신·데이터 점검을 마친 후 카운트다운에 돌입한다.
기상과 우주환경 조건도 철저히 관리된다. 발사는 지상풍 평균 15m/s, 순간풍속 21m/s 이하, 기온 -10~35도, 습도 98% 이하일 때만 가능하다. 태양활동(흑점 폭발·입자 유입·지자기 교란)은 발사 8시간 전까지 최종 점검한다. 이 측정 결과에 따라 당일 발사 여부를 결정한다. 또 유인 우주선 충돌 가능성,
최종 승인과 카운트다운은 미션 디렉터가 담당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단 박종찬 단장이 승인 명령을 내릴 예정이다.
항우연은 새벽 발사 특성상 어두운 시야를 고려해 조명을 강화하고, 30대가 넘는 카메라를 설치해 중계 송출을 준비 중이다. 이성민 항우연 실장은 “이번 발사는 항우연이 직접 발사 전 과정을 촬영하고 송출하는 첫 사례”라며 “발사대 인근에만 30대 넘는 카메라를 설치해 성공적인 발사 장면을 실시간으로 담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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