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휴머노이드 로봇, 이르면 이달 말 사옥서 커피 배달

기사등록 2025/11/06 17:20:00

'단25' 컨퍼런스에 양팔로봇, 사족보행로봇, 물류 로봇 등 전시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OS·API 플랫폼에 집중…다양한 로봇 적용 목표"

"엔비디아 GPU 6만장은 내년부터 순차 도입…그래도 부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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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네이버가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이 두 발로 걸어다니는 모습을 이달 말 네이버 사옥에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네이버는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팀네이버 통합 컨퍼런스 '단25(DAN25)' 현장에 양팔로봇 '앰비덱스(AMBIDEX)'와 사족보행로봇, 스마트 빌딩 서비스 로봇 '루키2' 등을 전시했다.

다만 사람처럼 두 발로 걷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공개되지 않았다. 대신 최수연 네이버 대표의 기조연설 발표 중 영상을 통해 '미니노이드'가 소개됐다.

이 휴머노이드 로봇은 MIT,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등과 함께 개발했다. 휴머노이드의 하드웨어와 기본 제어는 MIT가, 제어 알고리즘은 카이스트 연구팀이 담당했다. 네이버는 로봇을 위해 필요한 최신 알고리즘과 고정밀 공간 데이터가 담긴 '아크(ARC)'와 웹 기반 로봇 운영체제(OS) '아크 마인드'를 연동하는 작업을 맡았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이날 현장 기자간담회에서 "휴머노이드는 아직 걸어다니는 걸 못 봤다"며 "이번 달 말까지 어떻게든 걸어다니게 해서 커피를 배달하든 도시락을 배달하든 네이버 사옥에서 일을 시키겠다는 각오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가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팀네이버 통합 컨퍼런스 '단25(DAN25)'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네이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네이버클라우드 "로봇에 적용할 AI 플랫폼에 중점"

네이버클라우드는 로봇 제조사가 아닌 만큼 휴머노이드 개발의 핵심 목적을 플랫폼 검증에 두고 있다.

김 대표는 "로봇을 만드는 이유는 저희가 만든 피지컬 인공지능(AI) 플랫폼이나 OS, API(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가 실제로 로봇을 운영해봐야 잘 작동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라며 "휴머노이드도 띄우고 루키2도 띄우고 나중에는 다양한 로봇들도 붙이는 식으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집중하고 있는 OS와 API 같은 상위 플랫폼들이 휴머노이드, 청소 로봇, 애완 로봇 등에 적용되면 좋겠지만, 우리가 직접 로봇들을 일일이 만드는 비즈니스 모델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네이버가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팀네이버 통합 컨퍼런스 '단25(DAN25)' 현장에 전시한 양팔로봇 '앰비덱스(AMBIDEX)'와 사족보행로봇. 2025.11.06. odong85@newsis.com
◆서비스 로봇 '루키2' 글로벌 시장 겨냥…외부 판매 염두

김 대표는 이날 공개된 물류 로봇 '루키2'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루키2는 외부 판매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고 말했다.

루키2는 기존 루키1보다 성능이 크게 향상됐다. 김 대표는 "기능 면에서도 그렇지만 제작 비용이나 운영 비용 면에서도 굉장히 효율화되고 성능이 많이 좋아진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구체적인 협력 업체에 대해서는 "여러 용감한 구매자들과 얘기하고 있지만, 고객들이 공개를 원하지 않아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 없다"며 "로봇이 완전히 들어가서 운행하게 될 때쯤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네이버가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팀네이버 통합 컨퍼런스 '단25(DAN25)' 현장에 전시한 서비스 로봇들. 2025.11.06. odong85@newsis.com
◆엔비디아와 '피지컬 AI' 협력…"중간 다리 역할 할 것"

네이버클라우드는 엔비디아와 피지컬 AI 플랫폼 공동 개발에도 나선다. 김 대표는 "피지컬 AI는 생성형 AI의 다음 단계 전반을 얘기하는 것으로, 텍스트 모델에서 벗어나 월드 모델로 가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논의 중인 협력 내용으로는 ▲피지컬 AI 구동을 위한 안정적 인프라 확충 ▲엔비디아의 글로벌 스탠다드 플랫폼과 네이버 기술의 연계 ▲제조 AI 등 버티컬 AI 영역에서의 플랫폼 활용 등이 포함된다.

김 대표는 "소버린 AI 영역은 굉장히 많은 플레이어들의 협업이 필요하다"며 "로봇을 물리적으로 만드는 회사, 엔비디아, 그리고 네이버처럼 기술을 가진 곳들이 함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엔비디아와도 협업하고 로봇이나 제조 회사들과도 협력하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엔비디아 젠슨 황 CEO(최고경영자) 방한 때 공급받기로 한 그래픽처리장치(GPU) 6만장은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들여올 전망이다. 앞서 이날 행사에서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내년에 CPU에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대표는 "GPU 6만 장은 한 해에 들여올 수 있는 규모가 아니다.  데이터센터나 전력 확보, 엔비디아 측 공급 규모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네이버가 투자하기로 한 1조원 규모의 GPU 투자 중 상당히 많은 비중이 엔비디아 GPU 구매에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네이버는 이미 매년 GPU를 몇만 장씩 사고 있다. 엔비디아 GPU 6만 장은 하이퍼클로바X, 피지컬 AI, 버티컬 AI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예정이다. 6만 장도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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