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2030년엔 EU 가입돼 있을 것"
"헝가리, 적어도 우크라 막진 말아달라"
헝 외무 "우크라 가입 반대 분명" 일축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를 강조하며 유럽연합(EU) 가입을 5년 내에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4일(현지 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확장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여해 "우크라이나는 2030년에 이미 EU에 가입해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EU가 우크라이나 (가입 준비) 진행 상황을 매우 높이 평가한 것을 환영한다"며 "연말까지 모든 필수 입법을 마치고 가입 협상 개시를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EU 회원국으로 지지하고 있다"며 "그는 이것이 우크라이나 국민의 선택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지지한다. 우크라이나는 지리·지정학·역사적으로 유럽"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준회원국(second-tier)' 지위 가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완전한 자격을 갖춰야 한다. 대등한 국가들이 하나의 테이블에 앉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일축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의 협조도 호소했다. EU 가입 절차는 개시 단계(클러스터별 심사)부터 만장일치제기 때문에 헝가리를 비롯한 모든 회원국이 동의해야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
그는 "우리는 생존 전쟁을 치르고 있다"며 "우리가 가입 협상을 개시하기 위해 모든 것을 한다면, 오르반 총리는 우리를 지지해주거나 적어도 막지는 말아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EU 가입 차단은 오르반 총리가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매우 구체적인 행동이며, 이것은 분명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EU가 시간을 더 허비할 여유가 있나"라며 "현재의 지정학적 현실에 맞춰 진화하고 적응할 준비가 돼있는지 결정해야 한다"며 헝가리의 입장 변경을 촉구했다.
그러나 헝가리는 즉각 입장을 내고 선을 그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페테르 시야르토 헝가리 외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헝가리 국민은 우크라이나 EU 가입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며 "우크라이나는 EU 회원국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EU 지도자들은 우크라이나 EU 가입을 가속화시킬 준비가 된 야당을 집권시키려고 한다"며 EU가 내년 4월 총선에서 친EU성향 '티서'당을 지원하는 내정 간섭을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제 공동체 성격이 강한 EU는 집단방위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달리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가입에 강하게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오르반 총리가 헝가리 국내 여론을 근거로 반대를 고수하고 있다. 그는 지난 8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우크라이나 가입 지지를 당부한 뒤에도 "이것은 어떤 안보 보장도 의미하지 않으며, 불필요하고 위험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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