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고려시대 관아의 실제 규모를 짚어볼 수 있는 단서가 나왔다.

나주 복암리에서 확인된 고려지방 관아의 축대와 배수로가 새로 확인돼 이 건물의 규모와 공간 활용에 대한 연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가유산청은 국립나주문화유산연구소가 올해 나주시 다시면 복암리 일원 발굴조사에서 고려 지방 관아 각 건물터 공간을 구획하는 축대와 배수로 구조를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소는 지난해 발굴조사에서 '회진현관초(會津縣官草·고려 회진현 관아에서 사용하는 기와)'라는 명문이 새겨진 고려 기와 관련 건물터를 일부 확인했다.

발굴 결과, 연구소는 고려시대 나주시 다시면의 지방 행정조직 '회진현'의 관아가 이곳에 있었음을 밝힌 바 있다.

연구소는 올해 조사에서 지난해 밝혀진 관아 건물터 세부 구조와 중첩 관계, 그리고 관아 건물터 대지를 구획하는 구조물을 확인했다.

지난해 확인한 3호 건물터에 대한 단면 조사와 세부 조사에서 건물터 4동이 같은 자리에서 중첩된 상태로 파악됐다. 건물이 여러 차례 다시 지어졌음이 확인된 것이다.

건물터 아래에는 네모 모양(7.5×6.7m)의 석축 유구가 확인됐다.

이 석축 유구는 깊이 0.8m 정도 땅을 파내고 그 가장자리의 사면을 냇돌로 쌓은 구조로 되어 있다.

연구소 관계자는 "이 구조로 보아 건물이 들어서기 전 해당 자리가 물을 모아두는 집수시설이나 관아 내부 정원시설인 연못으로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3호 건물터 남쪽에서는 관아터 대지를 구획하는 축대와 그 축대를 따라 설치된 석축 배수로가 새롭게 확인됐다.

3단으로 쌓여진 축대는 동서 방향으로 44m 정도 확인됐다. 이 축대를 따라 길게 이어진 너비 0.8m 내외의 석축 배수로도 확인됐다.

연구소 관계자는 "이는 앞으로의 조사에서 남북 방향 축대와 이에 따른 배수체계를 함께 밝힌다면 고려시대 지방 행정 관아의 규모와 공간 활용 구조를 살펴볼 수 있는 획기적인 자료"로 평가했다.

이어 "그간 조사와 올해 조사결과를 종합하면, 나주 복암리 일대는 4~6세기 복암리 고분군을 중심으로 한 마한시대 소국, 이후 백제시대 두힐현(豆肹縣), 통일신라·고려 회진현의 중심지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연구소는 4일 오후 발굴현장에서 조사 성과를 공개하는 설명회를 연다. 현장설명회는 누구나 별도 신청 없이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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