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동안 홈런왕·골든글러브 6차례 차지
2016년엔 미네소타 유니폼 입고 MLB 도전
[서울=뉴시스]문채현 기자 =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거포 박병호(삼성 라이온즈)가 20년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다.
삼성은 3일 박병호와 임창민이 최근 구단에 현역 은퇴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박병호는 KBO리그 역사상 손꼽히는 거포 중 한 명이다.
지난 2005년 LG 트윈스에 1차 지명으로 발탁돼 프로선수 생활을 시작한 그는 2011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로 팀을 옮기며 본격적으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이적 첫해인 2011년 단 66경기에서 나서 13홈런을 쏘아 올리며 처음으로 한 시즌 10회 이상 아치를 그린 그는 올해까지 무려 13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13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은 프로야구 역대 11번째 기록이다.
잠재력을 드러내기 시작한 그는 이듬해인 2012년엔 팀의 주전으로 발돋움해 133경기서 타율 0.290 136안타 31홈런 105타점 76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954를 찍으며 자신의 이름을 제대로 각인시켰다.
같은 해 그는 도루 또한 20차례 성공시키며 20-20을 달성, 호타준족으로서 모습을 자랑, 리그 최우수선수(MVP)까지 차지했다.
이후로는 KBO 역사를 만들기 시작했다.
박병호는 2014년에는 무려 52홈런을, 2015년엔 이보다 많은 53홈런을 기록했다.
한 시즌에 50개 이상의 홈런을 친 선수는 이승엽과 심정수, 박병호, 르윈 디아즈뿐이며, 2년 연속 50홈런을 넘긴 선수는 KBO 역사상 박병호가 유일하다.
비록 올 시즌 같은 팀 후배 디아즈(158타점)에게 가장 높은 자리를 내줬으나, 단일 시즌 최다 타점(146점·2015년) 기록도 박병호가 10년 가까이 지켜왔다.
이 같은 성적을 발판 삼아 2016년 미네소타 트윈스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MLB) 진출까지 성공했다.
그의 빅리그 성적은 62경기 타율 0.191, 12홈런 24타점 28득점으로, 비록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진 못했지만, MLB에서도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며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겼다.
그리고 2018년 다시 넥센으로 돌아온 그는 113경기에서 138안타 43홈런 112타점 88득점 타율 0.345를 찍으며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전성기를 이어간 그는 2021시즌을 마친 뒤 KT와 3년, 총액 30억원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그는 2024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고, 직접 KT에 트레이드 요청, 지난해 5월 삼성으로 이적했다.
지난해에도 20홈런을 넘기며 건재함을 자랑했던 박병호지만 올해는 부상과 부진에 흔들렸다.
올해 77경기 출전에 그쳤고 타율도 0.199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그는 홈런을 15개나 쏘아 올리며 죽지 않은 거포 본능을 발휘했다.
박병호는 지난 20년간 프로 통산 성적은 1767경기 출전, 타율 0.272, 418홈런, 1244타점이다. 홈런왕도 6차례(2012~2015년·2019년·2022년), 골든글러브도 6차례(2012~2014년·2018~2019년·2022년)나 차지했다.
이날 박병호는 구단을 통해 "프로야구 20년 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간 지도해주신 모든 감독님, 코치님들께 감사드리고, 함께 할 수 있었던 동료들과도 너무 행복했다"고 은퇴 소감을 전했다.
그는 "여러 팀을 옮겨 다녔지만, 늘 사랑을 보내주신 많은 팬들을 잊지 못할 것 같다. 정말 감사했다"고도 덧붙였다.
같은 날 베테랑 불펜 임창민도 은퇴를 선언했다.
2008년 현대 유니콘스 2차 드래프트 2라운드 11순위로 프로 유니폼을 입은 임창민은 이후 히어로즈, NC 다이노스, 두산 베어스, 키움을 거친 뒤 지난해 1월 2년짜리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통해 삼성의 일원이 됐다.
임창민은 프로 통산 563경기에 등판해 30승 123세이브 87홀드, 평균자책점 3.78의 성적을 남겼다.
특히 지난해 28홀드를 기록하며 삼성이 정규시즌 2위에 오르는 데 큰 힘을 보탰다.
임창민은 "성적이 좋을 때나 안 좋을 때나 응원 많이 해주신 팬들 덕분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며 즐겁게 야구를 했다. 삼성에서 선수 경력을 마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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