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신 포항국제음악제 예술감독 "음악제의 중심은 관객과의 인연”

기사등록 2025/11/03 16:04:37

제2회 포항국제음악제, 7~13일…개막작 윤한결 '별신굿'

포항 대표 문화유산 '별신굿' 바탕에 국악-클래식 결합

박유신 "별신굿 악보 보고 깜짝 놀라…하이라이트될 것"

사무엘 윤·황수미 11일 듀엣…슈베르트·헨델 곡 선보여

[서울=뉴시스] 3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열린 '2025 포항국제음악제' 기자간담회에 음악제의 기획자 겸 예술감독은 첼리스트 박유신과 사무엘 윤이 참석했다. (사진=포항문화재단 제공) 2025.11.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포항국제음악제를 지금까지 이끌고 참여하면서 어떻게 하면 음악제가 더 보존될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결국에는 관객들과의 인연이 가장 중요하다 생각했습니다."

박유신(35) 포항국제음악제 예술감독은 3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음악제의 주제 '인연(affinity)'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음악제에 대해 관심과 애정이 많이 생길수록 음악제가 계속 성장하고 보존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로 5회차를 맞은 포항국제음악제는 오는 7일부터 13일까지 포항시청 대잠홀, 경상북도교육청문화원 대공연장 등 포항 일대에서 열린다. 포항문화예술회관 보수 공사로 전 공연이 지역 곳곳으로 분산되며, 모든 공연은 무료로 진행된다. 티켓은 공개 8분 만에 전석 매진됐다.

음악제의 문을 여는 작품은 작곡가 겸 지휘자 윤한결이 포항의 대표 문화유산 '별신굿'을 바탕으로 만든 신작이다. 곡은 약 10분 분량으로, 국악과 클래식이 결합된 형식이다.

박 예술감독은 "포항과 연결할 수 있는, 포항 만이 가질 수 있는 무언가를 고민하다 (포항문화)재단에서 별신굿을 주제로 하는 작품이 어떻겠냐 제안을 했고, 몇 년 동안 이야기를 나눴지만 이를 실천할 작곡가를 찾기가 어려웠다"고 전했다.

그러다 지난해 음악제에서 윤한결의 공연을 보고 위촉을 결심했다. 윤한결은 지난해 음악제에서 포항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를 이끌었다.

박 예술감독은 "(별신굿 악보를 보고) 깜짝 놀랐다"며 "처음 들어보는, 구하기 어려운 악기가 많아서 그제까지 타악기 연주자를 구하기 위해 전국 타악기 선생들에게 연락을 돌릴 정도였다"고 털어놨다.

이어 "악기들이 모여서 어떤 소리를 내고 곡이 어떻게 발현될지 두려움이 있었었는데, 지휘자님은 걱정이 없더라. 이 작품이 올해 하이라이트가 될 것 같다"며 웃었다.

[서울=뉴시스] '2025 포항국제음악제' 포스터. (사진=포항문화재단 제공) 2025.11.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올해 음악제에는 바리톤 사무엘 윤이 처음 합류한다. 그는 소프라노 황수미와 함께 '황수미&사무엘 윤:웃음에서 광기로' 공연을 선보인다. 두사람은 슈베르트, 헨델, 바그너 등의 작품을 노래한다.

사무엘 윤은 "성악 부분이 (음악제에서) 두각을 낼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황수미와 함께 특별한 듀엣 공연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음악제 주제처럼) 인연에 관련된 이야기,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부터 각자 느끼고 있는 어떠한 매개체에 대한 인연을 다룰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또 "조금 더 사람이 갖고 있는 감정에 대한 다양성을 이번 듀오 콘서트에서 표현해보자고 (황수미와) 의논하면서 곡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박 예술감독은 이날 간담회에서 지역 음악제의 역할에 대해 강조했다.

"(지역 관객들의 음악제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생겼다는 것을 알았고, 이제 '어떻게 하느냐'가 앞으로 공연장에 오게되는 계기가 될 수 있겠구나 생각했어요."

그는 매년 포항예술고에서 진행하는 '마스터클래스'를 언급하며 "음악을 하는 학생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나중에 우리와 같은 일을 할 사람들인데, (이를 이어갈 수 있도록) 음악제가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무엘 윤은 "지역음악제는 차별화, 아이덴티티(정체성)가 있어야 유지된다"며 "다른 곳에서 보지 못했던 걸 보여준다는 부담이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연주자들의 갈망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양음악만 연주하면 차별성이 없다. 한국적인 색채와 장단 등이 들어간 음악을 보여줘야 국제음악제라는 타이틀에도 맞고, 외국인들이 보러 오는 인프라가 형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3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열린 '2025 포항국제음악제' 기자간담회에 음악제의 기획자 겸 예술감독은 첼리스트 박유신과 사무엘 윤이 참석했다. (사진=포항문화재단 제공) 2025.11.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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