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IMF에 좋지 않은 기억"…IMF 총재 "韓, 이젠 다른 나라에 금융지원"(종합)

기사등록 2025/10/31 18:01:54 최종수정 2025/10/31 20:20:23

李 "외환위기, IMF 때문 아냐…미리 예방할 수 있게 도와달라"

IMF 총재 "韓 경제 회복 중…내년 잠재성장률 수준 반등 예상"

[경주=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31일 APEC 정상회의 장소인 경북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면담 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10.31. bjko@newsis.com

[경주=뉴시스]김경록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31일 만나 1997년 외환위기 당시와 비교해 발전한 한국의 경제 상황을 점검하고 추가 성장을 위해 어떤 과제가 필요한지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경주에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와 만나 "사실 우리 대한민국에는 IMF가 좋지 않은 기억인데, 앞으로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역할을 잘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IMF 때문이 아니고 저희가 충분히 대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미리 체크하고, 예방할 수 있게 해서 균등하고 안정하게 세계 경제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한국이 과거 위기 때문에 금융 지원을 받아야 했던 건 정말 먼 옛날 이야기"라며 "한국은 다른 나라에 모범이 되고 있으며 이제는 다른 나라들에게 금융 지원을 하는 입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한국의 성과에 대해 높이 평가하며,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더 높이 평가하는 바"라고 말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신속히 해소되면서 한국경제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며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 신속한 추경(추가경정) 집행 등으로 인해 민간소비 심리가 개선되는 등 경기가 활력을 찾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이 내년에도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최근 한국의 소비, 수출 등 여러 지표로 볼 때 한국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며 "내년에는 한국이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내년 잠재성장률을 1.98%로 추산한 바 있다.

이날 접견에서는 한국의 경제정책 방향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글로벌 무역 둔화, 반도체 수요 조정, 지정학적 리스크와 고령화, 잠재성장률 둔호와 같은 구조적 과제를 언급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AI 대전환 등 성장동력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자본이 투자·혁신 등의 생산적 금융으로 이어지도록 금융시장 선진화를 추진 중이며,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하면서 성과 중심으로 재정을 운영하겠다는 방향도 제시했다.

이 대통령과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포용 성장에 대한 공감대도 나눴다.

이 대통령은 "저상장 원인은 양극화에 있고, 국가경제의 핵심은 포용 성장을 추진함으로써 양극화 해소와 지속 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포용 성장을 추진할 경우 국가 전체적으로, 장기적으로는 이득이 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손해 보는 일부 그룹의 저항으로 개별 국가에서는 이 정책을 실현해나가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IMF와 세계은행과 같은 국제기구의 연구 지원을 당부했다.

이에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포용 성장의 중요성에 공감하며 내년 3월 IMF가 태국에서 주최하는 컨퍼런스에서 포용 성장에 관한 특별 세션을 만들겠다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도 경제 발전 경험을 토대로 저소득·취약 국가를 지원하는 IMF의 노력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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