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정상회담 소폭 성과…中, 희토류 위력 증명" 美전문가

기사등록 2025/10/31 15:13:55 최종수정 2025/10/31 18:30:25

"양국관계 근본적 문제 해결 못 해…中희토류 위력 당분간 유지될 것"

[부산=AP/뉴시스]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공군기지 나래마루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취재진에 인사하고 있다. 2025.10.30.
[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중국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계기 미중 정상회담에서 자국의 '희토류 위력'을 과시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외교협회(CFR) 소속 데이비드 색스 아시아 담당 연구원은 30일(현지 시간) 미중 정상회담 분석 기사에서 "기대를 모았던 트럼프·시진핑 회담은 소폭의 성과를 냈고, 중국의 커지는 힘을 드러냈다"라고 분석했다.

미국과 중국은 올해 들어 무역 단절 수준에 해당하는 상호 10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는 등 분쟁을 벌였다. 이후 고위급 회담을 통해 고율 관세는 유예했지만,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등으로 불씨는 이어졌다.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을 통해 미국의 대(對)중국 관세를 10%p 낮추고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 조치를 1년 유예하는 합의를 도출했다. 이로써 6개월에 걸친 양국 무역 분쟁이 일단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색스 연구원은 그러나 "트럼프가 6년 만에 처음으로 열린 시진핑과의 회담을 '10점 만점에 12점'으로 평가했지만, 그 결과는 시사했던 바보다 훨씬 소폭"이라며 이에 관한 양국의 공동 성명도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아울러 "양측은 일시 휴전에 도달했지만 양국 경제 관계에 있어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다"라고 했다. 희토류·대두 등 시급한 사안과 짧게 이뤄진 회담 시간으로 인해 대만 등 지정학적 문제도 뒷전이라는 평가다.

우크라이나 문제에 관해서는 "두 정상이 논의하기는 했지만, 중국은 전쟁 종식을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에게 유의미한 압박을 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중국은 러시아 자금줄인 원유 주요 수입국이다.

이번 회담에서 중국은 자국의 희토류 위력 과시에 성공했다고 평가됐다. 색스 연구원은 "중국은 미국 경제에 중대한 타격을 입히기 위해 희토류에 대한 지배력을 사용할 수 있고, 그럴 의향도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라고 했다.

이어 희토류 덕에 중국이 큰 양보 없이 관세 인하 등을 얻어냈다며 무기로서 희토류가 "향후 몇 년 동안 위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향후 무역 전쟁 재개 전에 두 번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한편 이번 회담에서 양국은 내년 4월 트럼프 대통령 방중에 합의했다. 색스 연구원은 이를 계기로 관세, 수출 통제는 물론 중국의 미국 첨단 기술 접근 문제와 대만 문제 등 보다 중요한 문제가 논의되리라고 했다.

그는 이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단기 전술보다 장기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며 "어느 시점에 미중 관계에서 무엇을 얻어야 할지와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사용할 도구가 무엇인지를 규명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mzer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