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초 김서현 직구 통타해 2점 홈런 폭발
LG, 박동원 홈런 이후 4점 추가해 7-4 역전승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4차전에서 9회 한화 이글스 마무리 투수 김서현을 상대로 추격의 투런포를 터트리며 팀 역전승의 토대를 마련했다.
박동원은 3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쏠뱅크 KBO 포스트시즌 KS 4차전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7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해 9회 통렬한 한 방을 때려냈다.
2회 중견수 뜬공, 5회 우익수 뜬공, 7회 유격수 땅볼로 물러난 박동원은 마지막 타석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마지막 네 번째 타석에서 기록한 박동원의 홈런 1개의 영양가는 만점이었다. 그야말로 대역전극의 서막을 여는 대포였다.
LG가 1-4로 끌려가던 9회초 무사 1루에서 박동원은 한화 마무리 김서현의 시속 150㎞ 직구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추격의 2점 홈런을 쳤다.
박동원의 대포는 8회까지 단 1점밖에 뽑지 못했던 LG 타선을 깨웠다.
LG는 이후 김현수의 2타점 적시타와 문보경의 1타점 2루타, 오스틴의 1타점 안타까지 터지면서 한 이닝에만 6점을 생산해 7-4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박동원은 이날까지 KS 4경기에서 타율이 0.214(14타수 3안타)로 높지 않지만 하이라이트 필름이 적잖다.
KS 2차전에서는 쐐기 투런포를 터뜨렸다. 팀이 5-4로 앞선 3회말 2사 1루 상황에서 한화 선발 류현진의 체인지업을 노려쳐 좌월 투런 아치를 그렸다.
2차전에서도 박동원의 홈런이 LG 타선 대폭발의 도화선이 됐다. LG는 장단 11안타를 뽑아내며 한화를 13-5로 완파했다.
LG가 2년 전 KS에서 정상에 서며 29년 묵은 한을 풀었을 때에도 박동원은 인상깊은 홈런을 날렸다.
2023년에도 정규시즌 1위로 KS에 직행한 LG는 타자들의 실전 감각이 떨어져 KT 위즈에 1차전을 내줬다.
2차전에서도 7회까지 3-4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박동원이 8회 1사 2루에서 KT 필승조 박영현을 상대로 왼쪽 담장을 넘기는 역전 투런포를 작렬해 분위기를 바꿨다. LG는 5-4로 역전승을 거뒀다.
박동원의 가치는 수비에서도 빛난다. 이날 포수 박동원의 노련한 투수 리드 역시 돋보였다.
옆구리 담 증세로 KS 1~3차전에 나서지 못했던 외국인 투수 요니 치리노스는 이날 6이닝을 4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1실점으로 막아내면서 '에이스의 귀환'을 알렸다.
정규시즌 종료 후 오랜 휴식으로 치리노스의 실전 감각 저하가 우려됐고, 정상적인 컨디션에도 의문부호가 붙어있었지만, 치리노스의 옆에는 베테랑 포수 박동원이 있었다.
박동원은 치리노스와 환상의 배터리 호흡을 자랑하며 한화 타선을 압도했다.
경기를 마친 후 박동원은 "KS를 많이 해보지 않았지만, 오늘 같은 경기가 또 있을까 싶다. 우리 팀 선수들이 정말 멋있는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며 "기분좋은 승리를 거둬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9회 2볼-1스트라이크 상황에서 홈런을 친 박동원은 "초구나 2구를 칠 생각이 별로 없었는데 초구가 볼이 됐다. 일단 출루를 해야하기에 스트라이크를 하나 먹고 친다는 생각이었다"며 "하지만 2볼이 됐고, 그 다음 스트라이크가 들어왔다. 이제 쳐야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실투가 와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2023년 KS 2차전보다 이날 박동원의 홈런이 더 기뻤다고 했다.
박동원은 "저는 2023년 KS 2차전이 더 좋다. 그때에는 제 손으로 끝냈고, 주인공은 저였다"며 "오늘은 우리 모두가 다같이 잘해서 이겼다. LG 트윈스 선수단 모두가 주인공이다"고 강조했다.
결정적인 장면을 많이 연출한 박동원은 낮은 타율에도 시리즈 최우수선수(MVP) 수상 가능성이 있다.
박동원은 "여기까지 온 이상 욕심이 난다. 승기를 잡는 장면이 많았다"고 솔직하게 욕심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일단 우리가 우승해야 MVP도 있다. 개인적으로 욕심나더라도 내일 5차전에서 팀이 이기는데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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