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美 첫 실험 이후 세계적으로 2000여회 실험
WP “트럼프, 러의 핵무기 강화 발표에 핵실험 명령”
美 네바다 실험장 재실시 위해서는 최소 36개월 준비 필요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갑자기’ 국방부에 핵실험을 준비하라고 명령했다고 공개하면서 핵실험이 화두로 떠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기 직전 자신의 SNS 트루스 소셜에 “다른 나라들이 핵무기 실험을 하고 있기 때문에, 나는 전쟁부(옛 국방부)에 동등한 기준으로 우리 핵무기 실험을 시작하라고 지시했다”고 올렸다.
트럼프는 시 주석과의 회담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뒤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다시금 다른 나라들이 하고 있어서 미국도 할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와 중국의 어떤 실험이 트럼프의 핵실험 지시를 촉발했는지에 대한 세부 내용은 거의 언급하지 않았으나 러시아가 27일 신형 핵추진 순항미사일 ‘부레베스트니크’의 발사에 성공했다고 보도한 것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러시아와 중국과 ‘동등한 기준’으로 핵무기를 시험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두 나라 모두 1990년대 이후 실제 핵무기를 시험한 적이 없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20년 러시아와 중국이 초저출력 또는 지하 핵실험으로 기준을 위반했다고 주장했으나 양국은 부인했다.
군축협회의 추적에 따르면 1945년 이래 전 세계적으로 2000회 이상의 핵실험이 있었으나 북한을 제외한 국가는 1990년대 이후 실험을 중단했다.
북한은 2006년부터 2016년까지 6차례 핵실험을 실시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다.
미국, 러시아, 중국은 1996년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CTBT)에 서명했다. 이 조약은 “모든 핵무기 실험 폭발 또는 기타 핵폭발”을 금지한다.
그러나 미국을 포함한 몇몇 주요 국가들이 비준하지 않아 이 조약은 발효되지 못했습니다. 러시아는 2023년 미국의 비준 거부를 이유로 조약 비준을 철회했다.
러시아가 공식적으로 핵무기를 시험한 마지막 시기는 1990년 구소련 시절이었다.
중국이 마지막으로 핵무기 실험을 한 것은 1996년이지만 최근 수년간 핵무기 비축량을 크게 늘리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독립적인 분석가들은 이것이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9개국 중 ‘가장 크고 가장 빠른 현대화 캠페인’ 중 하나라고 보고 있다.
미 국방부는 지난해 중국이 2030년까지 핵탄두 1000개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는 중국이 약 600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이는 연구소가 각각 약 3700개와 4300개로 추산하는 미국과 러시아에 비해서는 크게 적다.
미국은 1945년부터 1992년까지 1000회가 넘는 핵폭발 실험을 실시했는데 대부분은 지하에서 수행됐다.
1945년 제2차 세계 대전 중 미국은 뉴멕시코주 앨라모고도에서 최초의 원자폭탄 실험을 실시했다. 그해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해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미국은 1992년 9월 네바다에서 마지막으로 핵실험을 한 뒤 그해 말 조지 H.W. 부시 대통령은 핵무기 실험에 대한 일방적인 모라토리엄을 발표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1996년 CTBT에 서명했다.
한 전문가는 WP에 미국이 네바다주 실험장에서 핵실험을 재개하기 전에 최소 36개월의 준비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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