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마누가로 '수주 잭팟' 현실화?…원전주 더 갈까

기사등록 2025/10/30 05:00:00 최종수정 2025/10/30 07:24:23

전력 수요 확대에 마누가 더해지며 기대감 고조

두산에너빌 52주 신고가 경신…인프라주도 상승

한미정상 논의 구체화시 "국내기업 직접 수혜 예상"

[경주=뉴시스] 최동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0.29.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인공지능(AI) 혁명이 촉발한 세계적인 전력 수요 확대로 원자력 산업이 구조적 성장기에 진입한 가운데, 미국의 '마누가(MANUGA·미국 원전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감이 원전 관련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주가 상승세가 단순 테마성에 그치지 않고 국내 원전 산업 전반에 대한 재평가와 구조적 변화를 이끄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국내 원전 대장주인 두산에너빌리티는 11.57% 상승한 9만6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전날 장중 한때 9만74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현대건설 역시 지난 24일 미국 대형 원전 건설 참여 소식이 전해지며 16% 급등한데 이어 전날에도 6.68% 상승 마감했다.

대형주뿐만 아니라 원전 산업 전반에 매수세가 집중되며 관련 주식들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원전 인프라주로 꼽히는 LS일렉트릭(9.23%), 가온전선(10.43%), 세명전기(5.14%), 효성중공업(4.39%), 대원전선(11.37%) 등도 전날 일제히 상승했다.

주가 상승의 직접적인 배경은 미국의 원자력 산업 강화 조치로 지목된다.

미국은 AI, 데이터센터, 고성능 연산시설 등 전력 수요가 급중하는 산업 구조에 맞닥뜨려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원자력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5월 원전 확대 방침을 발표한 이후 신규 원전 건설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원전 설계·건설·운영 경험을 축적한 한국이 협력 파트너로 줄곧 지목돼왔다.

대표적으로 현대건설은 페르미 아메리카(Fermi America)와 대형원전 4기에 건설에 대한 기본설계 용역(FEED) 계약을 체결했다. 두산에너빌리티 등도 협력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지며 원전 기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최근 미국 정부가 원전에 800억 달러(한화 약 115조원)를 투자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초대형 수주가 예상되는 '마누가'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고조된 상황이다. 마누가는 단순히 한국과 미국 양국의 원전 건설·제휴를 넘어서 원자력 공급망 강화와 첨단 원자로 기술 개발 등 여러 축을 아우르는 프로젝트로 여겨진다.

우리 정부가 마누가 수주 논의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점도 시장에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미국과 관련 관세 협상을 진행하면서 마누가 프로젝트 참여 및 수주를 주요 논의 카드로 활용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가에서는 논의가 구체화돼 국내 기업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될 경우, 단순한 공급망을 넘어 국내 원전 산업 전반에 막대한 낙수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프로젝트는 한국의 원전 건설·기자재·운영 경험을 미국의 신규 원전 프로젝트에 투입하고, 미국은 원전 인프라 재건과 에너지 안보를 달성하는 구상안"이라며 "한국이 단순 수출국을 넘어 미국의 원전 생태계 복원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관세 협상 관련 해결책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양국 정상이 어느 정도라도 합의·명문화를 이룬다면 한국 원전 기업에게는 직접적인 수혜가 될 것"이라며 "국내 기업은 미국 신규 원전 프로젝트에 참여해 중장기 수주와 매출 파이프라인을 확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동시에 북미·유럽 시장에서도 미국 웨스팅하우스(WEC)와의 공동 수주 및 핵심 기자재 납품 구조가 제도화될 수 있다"며 "결국 한국 기업들은 단순 하청이 아닌 핵심 공급자가 될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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