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 공모주 투자하면 수익"…18억 사기친 MZ조폭들

기사등록 2025/10/29 10:13:42 최종수정 2025/10/29 12:06:25

경찰, 조직원 56명 검거…9명 구속 송치

"명령 복종" 행동강령도…치밀한 조직성

투자손실 경험있는 피해자들 노려 범행

[의정부=뉴시스] MZ(밀레니얼+Z세대)조폭 표방 조직원들. (사진=경기북부경찰청 제공) 2025.10.29. photo@newsis.com
[의정부=뉴시스] 김도희 기자 = 비상장 공모주에 투자하면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속여 100여명으로부터 18억원을 가로챈 MZ(밀레니얼+Z세대)조폭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북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2대는 조직원 56명을 사기 및 범죄단체조직 혐의로 검거하고 이 중 9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들은 2023년 4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서울·의정부·부천 일대에서 유사 투자자문 업체를 사칭해 127명으로부터 18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다른 리딩방에서 과거 투자 손실 경험이 있는 피해자의 명단을 확보한 뒤 유사투자자문 업체를 사칭하며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환불 등 피해를 보전해주겠다고 피해자들을 오픈 채팅방으로 유도했다.

이후 비상장 주식을 저렴한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다고 속이고 실제 수익을 얻는 사람이 있는 듯이 꾸몄다.

피해자들이 투자하면 이를 가로챈 뒤 오픈채팅방을 폐쇄해 잠적했다. 피해자들은 적게는 1인당 200만원, 많게는 4000만원을 뜯겼다.

[의정부=뉴시스] 범죄 조직도. (사진=경기북부경찰청 제공) 2025.10.29. photo@newsis.com
이들은 1992년생부터 2004년생으로 구성된 친구와 선후배 관계다. 이른바 'MZ조폭'을 표방하며 자신들만의 행동 강령을 정해 2년 가량 범죄단체를 운영해왔다.
 
또 특수부대 출신 간부급 조직원을 통해 주 1회 내부 집체 교육을 실시하는 등 치밀한 조직성을 보였다.

사무실에서는 '자아를 가지지 않는다. 명령에 복종한다' 등의 행동강령이 발견되기도 했다.
 
[의정부=뉴시스] 사무실. (사진=경기북부경찰청 제공) 2025.10.29. photo@newsis.com
조직원 일부가 검거되는 등 경찰이 수사망을 좁혀오자 30대 총책 등 3명은 범죄수익을 가지고 해외로 도피했다.

경찰은 이들을 인터폴 적색수배하고 범죄수익금을 기소 전 몰수·추징 신청하는 한편 해외 은닉자산에 대해서도 국내 최초로 인터폴 은색수배(Silver Notice)하는 등 검거와 재산 동결·환수 조치했다.

은색수배란 인터폴에서 시범운영 중인 신종 수배다. 각종 범죄수익과 자산을 추적·동결·환수하기 위한 목적을 가진다.

경찰 관계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손실보전·고수익을 보장하는 형태의 투자 권유를 받는다면 신종사기 수법으로 주의해야 한다"며 "해외 도피 피의자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해 반드시 검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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