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강세훈 기자 = '런던베이글뮤지엄'(런베뮤)에서 일하던 20대 직원이 숨져 과로사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사망자의 지인이 업체 측의 경위 조사와 사과를 요구했다.
지난 28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는 '런던베이글뮤지엄 20대 과로사 지인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고(故) 정효원(27)씨의 중고교 동창으로 고인이 사망하기 2~3주 전 마지막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통화할 당시에 요즘 (정 씨가) 일이 많다는 얘기도 잠깐 했다. 대수롭지 않게 힘내서 열심히 일하고 조만간 얼굴 보자며 통화를 끊었던 게 후회된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고인은 헬스도 꾸준히 하고 체력도 좋았다. 성격도 밝고 주변 사람들이 좋아했던 게 기억이 난다"며 "평상시 지병도 없었고 20대란 젊은 나이에 갑작스럽게 떠났다는 게 3달이 지났지만 믿어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조속히 런던베이글뮤지엄 측에서 확실한 경위 조사 및 사과가 있길 바란다"고 글을 마치며 고인의 장례식장에 참석한 인증 사진을 첨부했다.
A씨는 또 댓글에 "이렇게 글 하나라도 적어서 여러 사람이 보고 이번 사건에 대해 관심 가지다 보면 업체 측에서 사과나 사건 조사라도 성실히 임하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라고 적었다.
앞서 런던베이글뮤지엄 운영사 엘비엠(LBM)은 28일 입장문을 통해 "고인의 근무 기간 평균 주당 근로 시간은 44.1시간으로 확인됐다"며 "당사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일 8시간 근무 시 1시간 휴게 시간을 철저히 보장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고인이 사망 직전 일주일 동안 주 80시간을 일했다"고 주장하는 유족 측의 입장과 충돌한다.
엘비엠(LBM) 측은 "주 80시간까지 연장근무가 이뤄졌다는 유족 측 주장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회사가 조사한 결과와 명백히 다르다"고 강조하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러면서 28일 공식 SNS 계정에 올린 사과문을 통해 "지문인식기기의 오류로 사고 직전 고인의 실제 근로 기록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를 확인할 수 없다"며 "과로사 여부에 대해서는 회사가 판단 내릴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29일 런던베이글뮤지엄 인천점과 운영사인 주식회사 엘비엠(LBM) 본사를 대상으로 근로 감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이번 감독을 통해 고인과 관련된 장시간 근로 문제를 비롯해 전 직원에 대해 추가 피해가 있는지 살펴보고, 휴가·휴일 부여, 임금체불 등 기타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도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사건 이후 온라인상에서는 런던베이글뮤지엄은 물론 엘비엠(LBM)이 운영하는 아티스트베이커리, 카페 레이어드 등을 대상으로 불매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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