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3세 英국왕, 바티칸 방문 레오14세 교황과 함께 기도

기사등록 2025/10/23 20:38:06 최종수정 2025/10/23 20:52:23

수백년 간 분열됐던 英성공회와 가톨릭 긴밀 관계 구축하나

[바티칸시티=AP/뉴시스]교황 레오 14세(가운데)가 23일 바티칸의 성 다마수스 안뜰에서 영국의 찰스 3세 국왕과 카밀라 왕비와 함께 기도하기 위해 시스티나 성당에 도착하고 있다. 2025.10.23.

[바티칸시티=AP/뉴시스] 유세진 기자 = 찰스 3세 영국 국왕과 카밀라 왕비가 23일 바티칸을 방문, 교황 레오 14세와 함께 영국 성공회와 가톨릭교회 간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는 역사적 기도를 드려 엡스타인 성추문으로 인한 국내 혼란에서 벗어나 반가운 영적 휴식을 가졌다.

영국 성공회의 명목상 수장인 찰스 3세와 카밀라는 시스티나 성당의 높은 제단 위 황금 옥좌에 앉아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을 바라보았다. 레오 14세와 요크 성공회 대주교는 두 교회의 전 기독교적(에큐메니칼) 예배를 주재했다.

이는 종교개혁 이후 여성 사제 서품 문제를 포함한 여러 문제로 수세기 동안 분열됐던 두 기독교 교회 수장들이 함께 기도한 최초의 사례가 됐다.

반주 음악은 성공회와 가톨릭의 음악적 유산을 공유했다. 시스티나 성당 성가대와 윈저성 세인트 조지 성당 성가대, 그리고 세인트 제임스 궁전 왕실 예배당 어린이합창단의 방문 단원들이 찬송가를 불렀다.

찰스 3세 국왕은 영국 성공회와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교황청 대성당인 성벽 밖 성 바오로 성당에서 '왕실의 협찬자'라는 새로운 공식 칭호를 인정받았다. 이 칭호는 영적 교제의 표시이며, 찰스 3세 국왕도 이에 화답, 레오 14세 교황에게 '윈저 성 세인트 조지 성당의 교황 협찬자'라는 칭호를 수여했다.

찰스 3세 국왕과 카밀라 왕비의 바티칸 방문 및 작위 교환은 원래 올해 초로 계획됐었지만, 고 프란치스코 전 교황이 선종하면서 일정이 변경됐었다. 찰스 3세 국왕은 25년에 한 번씩 열리는 기독교 축제인 2025년 성년 동안 바티칸을 방문하기를 간절히 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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