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100% 추가 관세’ 엄포에 다시 떠는 中 중소 제조업체들

기사등록 2025/10/13 11:07:04

4월 고율 관세로 美 주문 뚝 끊겼다 다시 살아난 경험있어

“관세 전쟁 격화되면 中 5% 성장도 어려워”

전문가 “100%, 실현 불가능한 제스처”…트럼프 한 발 물러서

[앤드루스 합동기지=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중동 방문차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기 탑승 전 "가자지구 전쟁은 끝났다"라고 선언하며 이스라엘과 이집트 등을 방문하는 중동 평화 외교 일정에 돌입했다. 2025.10.13.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희토류 제품 수출 통제 강화에 10일 “100% 추가 관세” 엄포를 놓으면 중국 전역 수천 개 제조업체가 다시 불안에 떨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 보도했다.

중국 선전의 장난감 제조회사 GSNMC의 앨런 차우 대표는 트럼프의 관세 위협에 “말 그대로 금수조치다. 누가 중국과 사업을 하겠나?”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4월 트럼프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45%로 올린 뒤 미국 고객들이 갑자기 주문을 중단해 위기를 맞았다.

차우 대표는 고객들이 최근의 상황에 충격을 받았으며, 생산 중단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미 크리스마스 테마 장난감 한 건을 미국으로 배송 중이며, 새 관세율 발효 전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다른 계약들이 어떻게 될지가 관심이라고 말했다. 

후난성에 본사를 둔 폭죽 수출업체 미라클 파이어웍스의 설립자 아담 다이는 이미 몇몇 미국 고객들이 연락해 배송 보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고객들이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며칠을 기다린 후 어떻게 진행할지 결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추가 관세가 발효되면 다이 씨는 4월과 마찬가지로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불꽃놀이 협회(APA)와 전국 불꽃놀이협회(NFA)에 따르면 미국은 불꽃놀이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으며, 소비재의 약 99%와 불꽃놀이용 불꽃놀이의 75%가 중국에서 수입된다.

WSJ은 5월 미중이 무역 휴전에 합의하면서 이 업체의 장난남 주문과 배송이 재개되는 등 고비를 넘겼으나 다시 100% 관세 부과가 거론되면서 많은 중국의 제조업체 공장주들에게 고율 관세 공포가 살아나고 있다고 전했다.

WSJ은 “중국이 무역 전쟁 무기고에 있는 다양한 도구를 과시하며 일련의 조치를 쏟아내자 백악관은 깜짝 놀랐다”며 희토류 물질 수출 제한 강화와 미국 반도체 회사 퀄컴을 표적으로 삼은 반독점 조사 등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중국 상무부는 12일 “고율 관세를 자주 위협하는 것은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있어 올바른 접근 방식이 아니다”며 “새로운 희토류 제한 조치가 글로벌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상무부는 “9일 희토류 수출 통제 발표에 앞서 관련 국가들에게 통보되었다”며 “새로운 규정은 수출 금지가 아니라 수출 허가 요건의 집합”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전쟁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수출 덕분에 심각한 침체에 빠지지 않았다.

제조업체들이 대미 무역 장벽의 충격을 세계 다른 지역으로의 수출을 늘림으로써 우회해서 피했기 때문이다.

중국 세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첫 8개월 동안 중국의 대미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이상 감소했지만 전체 수출은 5.9% 증가했다.

그러나 8월 수출 증가율은 둔화되었고 전 세계 각국 정부는 값싼 중국산 상품의 시장 침식에 불만을 토로했다. 소비 지출과 투자 등 중국 경제의 다른 부문의 모멘텀은 최근 몇 달 동안 약화됐다.

코넬대 무역 정책 교수이자 전 국제통화기금(IMF) 관계자인 에스와르 프라사드는 “미국의 관세 장벽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전반적인 수출이 강세를 보이면서 시진핑 주석은 미국과의 무역 전쟁이 격화될 위험을 감수하게 되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

그는 “중국의 지속적으로 약한 국내 소비 수요와 다른 나라들이 중국의 값싼 수출품에 압도당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무역 갈등이 크게 악화될 경우 중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치인 5% 안팎 달성 전망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중국 정부는 아직 더욱 강력한 경기 부양책을 준비 중이라는 징후는 거의 보이지 않고 있다.

WSJ은 일부 전문가들은 100% 관세가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전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미국과 중국이 징벌적 조치가 발효되기 전에 긴장을 완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 상무부의 강경한 조치가 나온지 수 시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중국에 대해 걱정하지 마라. 잘 될 것이다”고 올렸다.

트럼프는 “매우 존경하는 시진핑 주석이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는 조국이 불황에 빠지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나도 마찬가지”라며 “미국은 중국을 돕고 싶어하는 것이지, 해치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달 말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정상회의에서 만날 계획이었다.

정치 리스크 컨설팅 회사 유라시아그룹의 중국팀 디렉터인 댄 왕은 “미중 갈등이 고조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100% 관세 부과 위협은 실현 불가능한 공허한 제스처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초 시장 변동성과 미국 기업들의 우려 속에 관세가 철회된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는 중국이 미국 시장 진입에 필요한 비용을 지불하는 협상을 원하는 것이지 과도한 관세로 완전한 탈동조화를 초래하는 협상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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