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뇌전증 발작, 왜?…3차원 전자현미경으로 찾았다

기사등록 2025/09/30 16:20:29 최종수정 2025/09/30 20:02:25

한국뇌연구원 등 공동 연구진

국소 피질 이형성증 정밀분석

[대구=뉴시스] 뇌전증 유발 영역의 비정상적 시냅스 크기 증가 그림 설명. (사진=한국뇌연구원 제공) 2025.09.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뉴시스]정재익 기자 = 한국뇌연구원이 난치성 소아 뇌전증의 주요 원인인 '국소 피질 이형성증(Focal cortical dysplasia·FCD)' 환자의 뇌 조직을 정밀 분석해 신경세포 과흥분의 새로운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한국뇌연구원은 최신 3차원 전자현미경 영상기술을 활용해 연구 성과를 얻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이계주 박사 연구팀이 기초과학지원연구원 허양훈 박사와 서울대병원 이지연 교수팀과 공동으로 진행했다.

국소 피질 이형성증은 뇌 발달 과정에서 일부 피질 신경세포 이동 이상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난치성 소아 뇌전증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FCD 타입Ⅰ은 병변이 뚜렷하지 않아 진단이 어렵고 상대적으로 연구도 부족한 실정이었다.

공동연구팀은 서울대병원 연구진이 제공한 FCD 타입Ⅰ 환자의 뇌 조직을 3차원 전자현미경 기법을 활용해 나노미터 해상도로 분석했다. 이 기법은 세포나 조직의 구조를 연속 촬영한 후 컴퓨터로 합성해 3차원 구조를 재구성하는 최고 해상도 현미경 기술이다.

분석 결과 발작을 유발하는 뇌 부위에서 흥분성 시냅스의 밀도는 줄었지만 일부 시냅스가 비정상적으로 커져 신경전달소포를 많이 함유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신경전달소포는 신경전달물질을 담고 있어 신호 전달에 필수적인 요소다. 이 같은 미세구조의 변화는 신경세포의 과도한 흥분을 유도할 수 있다.

억제성 시냅스가 흥분성 시냅스와 멀리 떨어져 있어 억제 신호가 약화될 가능성도 확인됐다.

시냅스 내 에너지 공급 및 칼슘 이온 농도 조절의 핵심인 미토콘드리아의 형태 이상과 시냅스 가소성 매개에 관여하는 '가시돌기소포체(spine apparatus)의 감소도 관찰됐다.

세포의 칼슘 조절 및 시냅스 유연성 유지에 문제가 있음을 시사한다.

공동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국소 피질 이형성증에서 발생하는 난치성 소아 뇌전증 발작의 원인 중 하나가 시냅스 변형과 세포소기관의 미세구조 변화임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임상신경과학 분야 권위 학술지인 '에필렙시아(Epilepsia)'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 박사는 "이번 성과는 그동안 연구가 부족했던 FCD 타입Ⅰ의 정밀 진단과 맞춤형 치료법 개발에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인공 뉴런 모델에 이번 결과를 적용해 신경 흥분성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분석하는 후속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jikk@newsis.com